한국철학사상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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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1: 제가 진보통합당에 가입한 이유
이병창 2012.08.19 455
언론을 통해 소식을 접했습니다만 이제 통합진보당이 분당되는 것은 거의 확실한 것처럼 보입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곤혹스럽고 또 두렵기도 합니다. 앞으로 역사는 이번 일을 어떻게 기록할지? 혹 이 과정에서 제가 잘못한 것이 없는지? 착잡한 마음에서 다시 저 자신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저는 왜 통합진보당을 지지하는지를 밝혀 보아야 하겠다는 겁니다.







너무 많은 생각이 들어 한꺼번에 다 말하기는 어렵군요. 저 또한 백수이기는 합니다만 이런 저런 일로 바쁘니 (역설적으로 백수가 더 바쁘더군요) 내내 이 생각만 할 수도 없구요. 그래서 앞으로 생각나는 대로 글을 올리려 합니다.







저 자신에 대해 개인적인 삶의 문제나 저의 평생의 일인 철학적인 고민를 고백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만 글을 쓰는 목적이 정치적인 것이니 저 자신의 정치적 삶에 관련해서는 미리 몇가지 고백을 해 두는 것이 저의 생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책에 나온 어떤 글에서도 밝혔듯이 저는 제 자신의 삶을 철학에 바치기로 결심했었습니다. 생활은 스피노자나 데카르트와 같이 소박한 삶에 제한하고 가능하면 자폐적이라고 할만큼 고립된 삶을 사는 것이 저의 결심이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삶이 결심처럼 되지는 않았지요. 결국 오랫동안 교수 생활을 했습니다만 마음 속으로는 저 자신의 결심을 지키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런 사람이 민주노동당이라는 정당에 가입했다니 좀 이상하지 않은가요? 사실 저는 평생 정당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김대중 선생을 지지하고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했습니다. 그러나 그때만 해도 저는 선거를 통해서 지지했을 뿐입니다. 물론 주변에 몇몇 친구들은 적극적으로 정당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만 웬지 저는 그런 활동에 선뜻 나설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정당에 가입한 것은 민주노동당이 처음이었습니다.(아마 마지막으로 가입하는 정당이 아닐까 해요.) 아마 2008년, 그때도 분당이 일어날 무렵이었습니다. 정확한 날자는 기억나지 않는군요. 가입하기 전에 몇날 며칠을 고민했는지 모릅니다. 아마 평생고민해 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까 생가각합니다만 결정은 급작스럽게 일어났습니다. 어느날 밤, 저는 갑자기 민주노동당에 가입해야 하겠다고 결심하고 그 순간 인터넷으로 가입했습니다. 물론 민주노동당 당원들도 몇 사람은 알고 있습니다만 그들과 상의할 생각도 하지 않았지요.







당시는 제가 대학교수로 재직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물론 제가 직접 정치적 활동을 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때 생각은 그저 당비를 내면서 민주노동당을 후원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후 저는 제가 속한 대학(부산, 사하구)이 위치한 지역에 소속되었고 그 뒤 당비는 자동적으로 빠져나가니 정말 제가 당원이었는지 아닌지도 정확히 몰랐습니다.







이번 선거 때 보니까 제가 갑자기 진해시에 소속으로 되어 있더군요. 지금 저는 서울 근교에 삽니다만 과거 주소가 진해시라서 갑자기 그쪽으로 소속되어 버렸더군요. 그래서 마음 속으로 통합진보당이 정말 당 관리를 부실하게 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하기는 제가 주소를 바꾸지 않았으니 관리를 제대로 할 수도 없었겠지요. 굳이 제가 사는 지역으로 옮길 이유도 딱히 없어서 그냥 내버려 두었습니다. 그러니 아마 저도 소위 유령당원에 속하지 않을까 해요. 서울 근교에 살면서 이번에 투표는 경남지역에 했으니까요.







그러면 그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 이제 말할 차례이군요. 이 글의 목적이 그것이니까요. 길게 이야기 하자면 한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만,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렇습니다.







한국 사회에 많은 정치 세력들이 있지 않습니까? 한국 사회의 정치적 과제들은 또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데 다른 어떤 정치세력도 추진하지 않는 과제가 하나 있습니다. 그런데 유일하게도 민주노동당만이 그 과제를 줄기차게 주장해 왔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 과제는 여러가지 조건 상 다른 어떤 정치세력도 책임지고 추진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민주노동당만이 유일하게 그 과제를 책임있게 추진할 수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 과제는 다름 아닌 민족의 평화적 통일이라는 과제이지요. 이 과제는 노동자, 농민과 민중에게는 진정으로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왜 그런가? 이것은 또 나중에 이야기 하기로 하죠. 하여튼 그러니 노동자 농민 민중의 당인 민주노동당만이 이 과제를 수행할 수 있고 또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과제 때문에 민주노동당이 얼마나 많은 핍박을 받았습니까? 그 때문에 종북주의라는 참으로 입에 담을 수 없는 비난까지도 감수했고 언론과 지식인들로부터 그 엄청난 매타작을 받았지 않습니까? 그러면서도 자신의 지조를 지키는 민주노동당의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것이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입했지요. 당시 남들이 분당하면서 보따리를 싸 나갈 때 저는 저렇게 하다가는 민주노동당이 무너질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당시 저는 민주노동당의 내부를 잘 알지 못하고 언론을 통해서만 접했으니 저한테 그렇게 보이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을 겁니다. 그래서 다들 나가더라도 나라도 들어가면 약간이라도 버틸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가입했던 것이지요.







생각해보니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실 당내 혁신파들이 주장하듯이 북한 문제를 청산했다면 그렇게까지 지독하게 모든 언론과 모든 지식인으로부터 통합진보당이 매도당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솔직히 진보언론과 진보지식인이 당내 비례대표 선거가 어떻게 치루어지는지를 몰랐겠습니까? 모든 정당이란 지식인과 민중으로 이루어지고 민주주의적 절차와 조직적인 결정이라는 이원적 요소로 이루어진다는 것, 이 두 요소는 서로 모순적이면서도 서로 보완적이라는 것 정도는 저같은 문외한이라도 잘 아는데 그들 언론사 기자와 사회과학적인 지식인들이 몰랐다면 어불성설이라 하겠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마치 입을 싹 씻은듯이 모른 체하며 죽일듯이 달려 든 것은 바로 북한 문제를 청산하지 않았다는 것 때문이지요.







그런데 종북주의라고 비난하면서 사실 모든 언론과 모든 지식인 그리고 혁신파가 노렸던 것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민족의 평화적 통일이라는 염원을 담고 있는 당의 정책 자체를 파괴하려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결국 이번에도 통합진보당은 모든 언론과 모든 지식인들로부터 매도 당하면서 당의 사망선고를 수없이 들으면서도 당의 평화통일 노선을 지키고자 했습니다. 저는 이를 악물고 고문처럼 다가오는 비난과 매도를 견디는 통합진보당의 당원들의 그 엄청난 정신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저는 통합진보당이 노동자, 농민과 민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이 대중들로부터 진정으로 사랑받는 굳건한 조직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혁신파가 바라는 것처럼 일시적인 바람에 따라 이합집산하지 않고 대중들의 진정한 소망과 염원을 따라가는 정당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면서도 통합진보당의 최소한의 정말 최후의 존재이유는 어디까지나 민족의 평화통일을 추진하는 유일한 세력이라는 데 있는 것이 아닐까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런 역사적 과제가 있는 한 그 과제를 추진하는 정당은 사라질 수 없습니다. 그게 역사의 법칙이죠. 그러니 지금 통합진보당에서 누가 탈당하고 누가 분당하더라도 이런 역사적 과제를 지키는 한 굳건한 반석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눈높이를 주장하는 사람들이야 말로 바람이 지나가면 곧 쓰러지고 말 것이니 그것은 우리나라 정당사에서 너무나도 익히 보아왔던 사실입니다. .







그런데 이렇게 묻겠죠? 통일이라니 ? 그게 어디 노동자, 농민과 같은 민중의 과제인가? 아니 요새 젊은 청년들 중에 누가 통일을 염원한다는 말이냐? 벌써 지치는 군요. 다음에 또 이야기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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