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학사상연구회

자유게시판
첫번째는 비극으로 두번째는 희극으로
이병창 2013.01.02 316
비판적 지지는 비극적으로 파산했다. 역사적으로 본다면 비판적 지지는 나름대로 의의가 있었다. 87년민주화와 두 개의 민주정부가 그 소산이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비판적 지지가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했다. 이제 87년 체제는 전환되어야 했다.



노무현 대통령 이후 친노는 정치적 책임을 지고 정치일선에 물러났다. 그런데 친노가 반성할 겨를도 없이 이명박 정권의 복수심에 의해 노무현 대통령이 자살하게 되자 국민적 동정을 바탕으로 친노가 다시 부활했다. 아무 반성도 없이 전과 그대로 비판적 지지라는 파산된 이론을 바탕으로 친노가 돌아온 것이다. 이렇게 하여 비판적 지지라는 역사적 비극이 역사적 희극으로 전환하게 되었다.



사기꾼이 도박자를 파멸시키는 방법은 간단하다고 한다. 도박자는 몇 번 패배 끝에 상당한 성공을 거둔다. 그러면 도박자는 그 성공에서 느꼈던 쾌감을 영원히 잊지 못한다고 한다. 상당한 승리 이후, 그때부터 그에게 열린 것은 파멸의 길이다.



마찬가지이다. 역사에서도 승리야 말로 패배의 원인이다. 비판적 지지는 두 번의 역사적 성공을 거두었다. 특히 노무현의 성공은 감동적이라고 할만 했다. 그러므로 친노는 이번 선거에서 다시 한 번 비판적 지지라는 전략을 세웠다. 확실한 성공의 전략이었으니 이번에도 성공할 것이다.



단, 비판적 지지에는 전략상 한계가 있다. 보수 야당이 진보적 지식인을 끌어들인다면 정책은 적어도 명분상으로는 좌 클릭을 하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전통적인 보수 야당의 지지자들이 있는 중도의 자리가 비게 된다. 이 자리가 비어있게 되므로 경쟁하는 중도 후보가 성장하게 된다. 그러기에 15대, 16대 모두 중도후보가 등장했다. 이번에도 역시 안철수 후보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런 데에도 이미 성공한 전략이 있다. 바로 단일화이다. 그러므로 매번 반복되는 단일화라는 것은 87년 체제의 근본적인 전략인 비판적 지지라는 전략에 원인이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친노의 결정적인 오해는 두 번의 성공이 가능했던 역사적 현실 자체가 이미 지나갔다는 것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역사적 현실은 이미 새롭게 형성되었다. 그것도 두 번의 민주적 정권이 스스로 만들어놓은 변화이었다.



이미 역사적 현실은 변화했는데 과거의 전략에 집착하는 친노의 모습이야 말로 파멸을 모르고 과거의 쾌락을 되찾으려 하는 도박꾼의 모습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좋게 말해도 그것은 역사적 노스탈지어에 불과했다. 그러면 역사적 현실이 어떻게 변화했다는 말인가?

0 개의 댓글
(댓글을 남기시려면 사이트에 로그인 해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