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학사상연구회

자유게시판
청년이 묻고 철학자가 답하다; 두려움을 모르는 자유의 길
이병창 2015.09.22 103
제가 쓴 책입니다.

청년이 묻고 철학자가 답하다- 두려움을 모르는 자유의 길
도서출판 말, 2015.9

출판사 서평
--------------
1)
저자는 철학자로서 다양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헤겔 철학의 대표적인 연구자이며, 특히 헤겔의 ??정신현상학??에 대한 두 권의 주석서를 발간했다. 저자는 영화에도 관심을 가져 스웨덴이 낳은 세계적인 영화감독 잉그마르 베리만에 관한 책 ??반가워요 잉마르 감독님??을 저술하기도 했다. 또한 저자는 정신분석학에 관심을 가져 라캉, 지젝을 연구했으며 그 결과 ??라캉, 지젝, 영화??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이렇게 다양한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저자의 철학적 관심의 기본 축은 한 가지이다. 그것은 인간의 정신과 영혼에 대한 이해이다.

저자는 이런 철학적 관심을 가지고 최근 사회적 현실의 문제에도 접근하고 있다. 사회적 문제에 관한 저자의 관심은 신자유주의 시대의 철학이라고 할 포스트모던 자유주의에 대한 극복에 있다. 저자는 이런 관심에서 현실정치를 분석하는 저서 ??아메리카노 자유주의??라는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이번 책은 청년들이 저자에게 삶에 관한 물음을 던진 것이 발단이 되었다. 현실 속에서 고통스러워하고 좌절하는 청년들은 저자에게 무려 24개나 되는 물음을 던졌다. 저자는 이 책에서 포스트모던 자유주의의 극복이라는 관점 속에서 이 시대 청년들의 물음에 대답하고자 한다.

2)
저자는 이 책에서 세 가지 물음에 집중하고 있다. 하나는 진리를 인식하는 방식에 관한 물음이다. 다른 하나는 공동체의 가능성에 대한 물음이고 마지막은 인간의 진정한 자유에 관한 물음이다.

첫 번째 물음에 관하여 저자는 실증주의에 대한 구조주의의 비판을 넘어서려 한다. 저자는 구조적 인식을 인정하면서도 구조주의의 문제점인 무차별주의를 넘어설 가능성을 찾아 변증법적인 인식의 길을 모색한다. 저자가 추구하는 변증법의 길은 인식이 모순에 부딪힐 때 시작된다. 이 길은 이런 모순 앞에서 인식의 기본적인 개념틀을 끊임없이 확장하는 운동의 길이다. 이 길을 저자는 불교의 해탈의 길과 비교하고 있다.

두 번째 물음과 관련해서 저자는 개인주의를 비판한다. 개인주의란 개인의 행복과 타인의 행복이 양립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이런 개인주의의 가능성은 자유로운 경쟁이나 자유민주주의적인 합의에 토대를 두고 있지만 저자에 따르자면 자유경쟁과 자유민주주의는 현실적으로나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본다.

저자는 이런 개인주의를 넘어서 공동체주의를 지향한다. 저자는 이런 공동체주의의 가능성을 무정부주의와 사회주의의 비교를 통해 살펴본다. 무정부주의는 공동의 소유에 기초한 것으로서 저자에 따르자면 이는 아직 사적 소유를 벗어나지 못한 입장이라 한다. 이런 무정부주의는 그 결과 정체와 분열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저자는 공동체의 가능성을 위해 사회주의적인 공동체를 분석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현실 사회주의가 가지고 있었던 문제점을 살펴본다. 현실 사회주의는 생산의 불균형, 관료적 무기력 때문에 붕괴되었으나 이런 문제점들은 사회주의 내부에서 극복 가능한 것이다. 저자는 공동체를 위해서 남아있는 유일한 가능성은 새로운 방식으로 사회주의를 모색하는 길이라 한다.

마지막 물음과 관련하여 저자는 현대의 여러 철학적 입장들을 검토하고 그 위에서 자주성의 길을 모색한다. 현대의 여러 입장들 가운데 저자는 대표적으로 포스트모던 자유주의와 들뢰즈의 생명의 자발성, 라캉의 타자적인 욕망 개념들을 살펴본다.

포스트모던 자유주의는 근대적 자유주의를 넘어서 자유를 무제한으로 확장한다. 그러나 이런 자유주의는 삶의 목적을 욕망에 두면서 욕망에 노예적으로 종속하는 것이다. 이런 자유는 무늬만의 자유이며, 이는 삶에서 후해와 두려움에 빠지는 원인이 된다. 왜냐하면 우리의 삶은 이런 쾌락을 획득하는 데 거의 대부분 실패하기 때문이다.

들뢰즈의 생명의 자발성 개념은 자발적인 의지에 기초한다. 이 자발적 의지 자체는 그것이 수행하는 과정 속에서 기쁨을 얻는 것이지만 맹목적이다. 그 결과 타인을 지배하는 속에서 기쁨을 얻으려는 악령의 길도 가능하다. 반면 라캉의 타자적인 욕망은 타자가 자신을 사랑하기를 바라는 욕망이다. 타자적인 욕망은 이런 수동적 욕망을 통해 쾌감을 얻지만 이는 정신분석학이 입증하는 것처럼 죄의식에 빠지는 길이다.

저자는 이런 자유와 자발성, 타자적 욕망을 모두 비판하면서 삶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다. 그 가능성이 자주성이다. 자주성은 자발성과 마찬가지로 스스로 활동하는 과정 중에서 기쁨을 얻는다. 그러나 자주성은 맹목적이지 않다 자주성은 목적을 지향하는 것이며 이 때문에 자주성은 사회적인 공동적 선을 가능하게 한다. 이런 자주성의 길은 스스로 책임지는 길이며 따라서 후해도 두려움도 없는 자유의 길이다.

저자는 동학사상이 “사람이 하늘이라” 했을 때 그 하늘은 이런 자주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동학의 하늘은 기독교의 신처럼 외부에 있어 숭배하는 대상이 아니라 자기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런 하늘이 자연생명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도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동학의 하늘은 자연생명력처럼 맹목적인 것이 아니고, 신묘한 것이기에 공동체적인 선을 지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자주성의 개념을 통해 새로운 인간 공동체가 출현할 수 있다고 본다. 그것이 저자가 말하는 사이의 공동체이다. 저자는 이런 사이의 공동체를 영화 <카미유 클로델>(브루노 뒤몽, 20014)에 나오는 장면을 통해 보여주려 한다.

3)
저자는 이 책에서 다양한 에피소드나 흥미로운 소설과 영화 이야기, 개인적인 체험들을 소재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런 이야기들은 철학적인 주제와 무관하게 개별적으로도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저자는 이 책에서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한탄하면서도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자의 60 평생에 걸친 삶이 손으로 만져질 듯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이 책은 저자의 평생에 걸친 연구와 삶이 한데 녹아들어간 책이라 할 수 있다.

0 개의 댓글
(댓글을 남기시려면 사이트에 로그인 해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