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학사상연구회

자유게시판
전향이 자랑일까?
이병창 2013.09.14 338
언제부터인가?

시대착오적이라니, 또는 화석화되었다는 말이 유행한다.



그러면 시대에 따라 사람도 변화해야 한다는 말이겠지.

일제 시대 말, 일제가 남방에 침략하면서 그야말로 욱일승천하고 있을 때,

지식인들은 대부분 시대에 뒤질까 봐 전향했다.

그리고 친일 지식인이 되었다.

그 뒤 겨우 5년만에 일제는 망했다.



해방 이후 이 땅에는

감옥 속에서 수없는 구타와 학대를 견뎌가면서

자기의 신념을 지킨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비전향 장기수들.

그들에 대해서도 시대착오적이라니, 화석화되었니 해야 할까?



이 시대는 새로운 진보란 무엇인가?

헌법안으로 들어가고, TV 이미지에 신경쓰고, 권력자의 눈치를 보고,

전향을 자랑하는 것이

새로운 진보일까?



나는 차라리 화석화된, 시대착오적인 그들이 좋다.

그들이 틀렸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이 아름답다.

왜냐고? 그들이 안티고네이므로.



안티고네라고 들어보았는가?

혈연의 명령을 지키려

국가에 대항했던 안티고네,

라캉이 두 죽음 사이에 거주한다고 보면서

정신분석학의 윤리적 모범으로 간주했던 안티고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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