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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교수 58명, 민주노총에 사회적교섭 중단 촉구
류 종렬 2005.02.23 3234
<진보누리에서 퍼 왔습니다. 한철련 회원도 많이 있어서 >

진보적 교수 58명, 민주노총에 사회적교섭 중단 촉구

\"사회적교섭 추진은 민주노조운동의 깃발을 내리는 것과 같다\"

맹철영 기자      

  민주노총의 사회적교섭안 처리에 대해 전국 교수 58명이 반대의 입장을 표명했다.
  
  ‘사회적 교섭안’ 폐기를 촉구하는 교수들은 22일 ‘민주노총 대의원들께 드리는 호소문’이라는 장문을 발표하고 ‘사회적 교섭안’을 추진하는 것은 “민주노조운동의 깃발을 내리는 것과도 같다”고 주장했다.
  
  교수들은 “투쟁의 전통을 되살려 신자유주의 반대 투쟁을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노동자대중을 신자유주의 질서에 길들일 것이냐의 기로에 서있다”며 22일 열리는 민주노총 대의대회에서 ‘사회적교섭안’이 재차 상정되는 것을 우려했다.
  
  이들은 “총파업투쟁과 신자유주의 반대 투쟁에 국내외세력과의 연대투쟁을 조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런 투쟁이 강화하면 대정부 교섭 위력도 증대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노사정위는 신자유주의 체제구축을 위해 정부가 만든 사회적 합의기구이기 때문에 앞으로 권력과 자본을 위한 노동자통제장치로 변할 것”이라고 정의하고 “이 길에 민주노총이 앞장서서 강요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되물었다.
  
  이들은 “민주노총은 신자유주의세력의 사탕발림에 덩달아 춤추지 말라”고 충고하고 “비정규직노동 철폐를 위한 총파업투쟁과 신자유주의에 반대 연대투쟁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교수들은 “민중의 분노가 극에 달했는데 민주노총이 사회적교섭안을 추진하는 것은 민주노조운동의 깃발을 내리는 것과도 같다”며 “사회적교섭안을 폐기하고 민주노동운동의 새로운 도약을 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교수들이 발표한 <민주노총 대의원들께 드리는 호소문> 이다
  
  
  
기만적인 ‘사회적 교섭 안’의 폐기를 촉구한다!

  
  오늘 민주노총은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권력과 자본의 탄압과 착취에 맞서 싸워온 위대한 전통을 되살려 신자유주의 반대투쟁의 선봉부대를 계속 이끌 것인가, 아니면 노동자대중을 신자유주의적 질서에 순치시키려는 권력과 자본의 하위동반자로 전락할 것인가, 실로 중대한 결정을 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우리 교수들은 이런 상황인식에서 2월 22일에 열리는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민주노총을 새로운 어용노조로 전락시킬지 모를 ‘사회적 교섭 안’이 재차 상정된다는 점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자 한다.
  
  알다시피 ‘정규직의 비정규직화’ 추진을 핵심으로 하는 노동유연화 공세는 개방적 신자유주의체제의 구축을 추구하는 노무현정권 노동정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국내외 총자본의 이익에 복무하는 이런 공세를 저지하려면 총파업투쟁을 포함한 노동자대중의 총력투쟁과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제반 국내외세력과의 강고한 연대투쟁을 조직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투쟁력이 증대할수록 노동자대중의 대정부 교섭 위력도 증대할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민주노총 지도부는 지금 길을 거꾸로 가고 있다. 총파업투쟁은 조직하기 어렵고, ‘사회적 교섭’을 재개하지 않고서는 비정규직 관련 법안의 국회통과를 저지할 수 없다는 명분을 내세워 사회적 교섭 참가를 위해 온갖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조건에서 위력적인 총파업투쟁 조직은 어렵다는 민주노총 지도부의 판단에 동의한다. 그러나 총파업투쟁 조직의 어려움이 투쟁 역량 강화를 위한 최선의 노력 경주 책임까지 면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노사정위로 복귀하여 사회적 교섭에 나서야만 노동유연화 공세를 저지할 수 있다는 민주노총 지도부의 주장은 사실 황당무계하다. 노사정위는 신자유주의 지배체제의 안정적 구축을 위해 정부가 주도해 만든 사회적 합의기구가 아닌가. 물론 노사정위 복귀를 통해 비정규법안 개악에 일정하게 영향을 주고, 법안 처리를 얼마간 유보시킬 수 있을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혜택’을 얻기 위해 민주노총은 한편으로는 지배세력 내 온건파에게 ‘선처’를 구걸해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자계급의 임금, 고용조건 등과 관련하여 중대한 양보를 해야만 할 것이다. 이런 예측이 단순히 예측으로만 끝나지 않다는 점은 그간의 노사정위 참가 경험이 역사적으로 입증해준 바 있다.
  
  노사정위 참여와 노사정 합의에 집착할수록 민주노총은 권력과 자본 앞에 한없이 초라한 존재로 전락하게 될 것이고, 자신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결국은 권력과 자본을 위한 신자유주의적 노동자통제장치로 변질되어버릴 것이다. 이는 곧 민주노총이 앞장서서 노동자대중을 신자유주의 노동유연화라는 거센 풍랑 속으로 끌고 들어가 서로 경쟁하도록 강요하는 꼴과도 같다. 비정규직 개악 저지 투쟁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이 시점에, 그리고 노동자들이 ‘비정규연대회의’를 중심으로 전국적 총파업의 조직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지금, 민주노총이 사회적 합의체제의 구축 없이는 비정규직의 양산과 정규직 해고요건 완화 등을 막을 수 없는 양 ‘사회적 교섭’ 참가를 갈망하는 것은 민주노조진영의 투쟁능력을 결정적으로 약화시키고, 투쟁하는 모든 동지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미력이나마 민주노동운동의 발전에 힘을 보태온 우리 교수들이 민주노총 대의원들께 이번 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교섭 안을 유보 없이 폐기시켜 줄 것을 간곡하게 호소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우리는 민주노총이 무엇보다 먼저 비정규직노동 철폐를 위한 위력 있는 총파업투쟁을 조직하고,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과 강고한 연대투쟁을 전개할 조직체계를 갖추는 데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민주노조진영이 노동자대중의 신자유주의체제로의 통합을 위해 ‘사회적 대타협’을 주창하고 나서는 신자유주의세력의 사탕발림 발언에 덩달아 춤추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 줄 것도 당부하고 싶다.
  
  ‘개혁에서 실용으로’ 자신의 기치를 바꾸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은폐되어온 노무현정권의 반민중적 본질이 백일하에 폭로되고 있다. 이제 민중의 분노 또한 깊을 대로 깊어지고, 바야흐로 거대한 활화산으로 터져 나올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 민주노총이 사회적 합의체제 구축에 매달린다면, 권력과 자본에 대한 자주성을 생명으로 삼는 민주노조운동의 깃발을 내리는 것과도 같다. 이런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기를 기원하며 우리는 민주노조진영이 지금 겪고 있는 진통이 민주노동운동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밑거름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2005. 2.

  
  ‘사회적 교섭안’ 폐기를 촉구하는 교수들
  강내희(중앙대 영문학과)/강석재(안양대 경영학과)
  강수돌(고려대 경영학과)/강지은(건국대 강사)
  국중광(한신대 독문학과)/김기택(조선대 스페인과)
  김달곤(경상대 경영대)/김대오(한신대 철학과 )
  김범춘(서울시립대 철학과)/김서중(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김성구(한신대 국제경제학과)/김성림(건국대 강사)
  김세균(서울대 정치학과)/김수행(서울대 경제학부)
  김애영(한신대 신학과)/김용락(경북외국어대 국제학부)
  김원재(안전대 세무회계)/김한성(연세대 법학과)
  민완기(한남대 경제학과)/박거용(상명대 영어교육학과)
  박병섭(상지대 법학과)/박상환(성균관대 동양철학과)
  박순경(이화여대 명예교수)/박승희(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박영균(건국대 강사)/박철우(서일대 문예창작과)
  송백석(국민대 강사)/송주명(한신대 일본학과)
  서관모(충북대 사회학과)/서영화(상지대 외래교수)
  신병현(홍익대 경영학과)/양희찬(전북대 국문과)
  오세철(전 연세대 교수)/유제호(전북대 불어불문학과)
  유초하(충북대 철학과)/이갑영(인천대 경제학과)
  이성백(서울시립대 교수)/이세영(한신대 국사학과)
  이재유(건국대 강사)/이채언(전남대 경제학과)
  이현주(경인여대 비서행정과)/이화영(서일대 충국어과)
  임성윤(성균관대 강사)/전지용(조선대 사학과)
  전형수(대구대 경제학과)/정규환(성공회대 강사)
  정병기(서울대 기초교육원)/정성진(경상대 경제학과)
  정영철(순천대 생명과학전공)/정영태(인하대 정외과)
  조은평(건국대 강사)/조정환(성공회대 강사)
  황선길(연세대 강사)/홍영두(성균관대 강사)
  홍영경(성공회대 강사)/최갑수(서울대 서양사학과)
  최규진(대진대 강사)/최무영 (서울대 물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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