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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슐레겔의 그리스문학 연구 번역서 소개
이병창 2015.04.07 110
<그리스문학 연구> 소개
? 책 소개
저자 프리드리히 슐레겔(Friedrich Sclegel)은 19세기 초 독일 낭만주의 문학의 대표적인 이론가이며 철학자이다. 그는 1798년 아우구스트 슐레겔, 노발리스 등과 더불어 초기 낭만주의 문학 기관지인 『아테네움』을 발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헤겔이나 셸링과 동시대에 활동하면서 독자적인 철학을 전개했던 탁월한 철학자이기도 하다.

그의 문학이론의 중심 개념인 ‘아이러니’ 개념은 포스트모던 미학의 기초로서 일찍부터 연구되어 왔으나, 그의 미학이나 철학의 전모는 유감스럽게도 거의 소개되지 않았다. 이 책 『그리스문학 연구』는 슐레겔이 청년기 1797년에 발간했던 매력이 넘치는 미학 저서이다. 이 책은 근대 초에 벌어졌던 논쟁 즉 ‘근대문학이냐 고대문학이냐?’ 하는 논쟁을 단숨에 해결했던 저서로 유명하다. 이 책은 표면상 그리스 문학을 다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리스 문학을 넘어서 근대문학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미학이론을 위한 저서이다. 그는 자신의 이론을 위해 그리스문학과 근대문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동원한다.

이 책에서 슐레겔은 문학이 근본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것을 ‘무한’이라고 본다. 이런 무한은 시대에 따라서 다른 방식으로 추구된다. 고대 그리스문학은 자연 속의 생동적인 힘을 바탕으로 출현한 ‘자연문학’(소박문학)이다. 그리스문학은 이런 생동적인 힘을 통해 무한한 형식적 통일을 추구했으며 그 정점에 출현했던 것이 아테네의 비극 작품들이었다. 반면 근대문학은 세계를 창조하려는 인간의 창조력을 원천으로 하는 ‘인위문학’(성찰문학)이다. 근대문학은 이런 창조력을 바탕으로 자유로운 인간사회를 구성하려는 자유의 문학으로 발전했다. 이런 자유의 문학은 셰익스피어의 ‘특징적’ 문학을 거쳐서 괴테의 ‘객관 미’의 작품들에서 최고조에 이르렀다.

슐레겔의 무한의 미학은 칸트의 ‘상상력’ 개념을 토대로 하며 그 자신은 미학적인 ‘아이러니’ 개념의 근거가 된다. 슐레겔은 이런 아이러니 개념을 통해 ‘보편문학’을 구상했다. 보편문학은 곧 문학이 자기 자신을 통해 자기 자신을 넘어서는 문학을 말한다. 문학은 이런 자기 비판을 통해 철학이 되고 철학은 자기를 실현하기 위해 다시 문학이 된다. 이런 아이러니 개념, 보편문학의 개념은 현대 아방가르드의 예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아방가르드 예술을 대표하는 개념미술은 미술을 통해 미술 자체에 대해 물음을 던지는 미술이다. 바로 이 점에서 슐레겔의 아이러니 개념, 보편문학의 개념이 얼마나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다.

슐레겔의 무한의 미학은 새로운 철학으로도 발전했다. 그의 철학은 피히테의 자아철학과 스피노자의 자연철학을 통합하려 했다. 그는 상상력의 개념을 통해서 이런 통합을 시도했으며 그 결과 그의 철학은 직관과 개념, 느낌과 회의, 신앙과 예술, 문학과 정치를 통일하는 철학이 되었다. 이런 점에서 그는 직관의 철학자인 셸링과 이성의 철학자인 헤겔을 매개하는 철학자라고 하겠다. 그의 대표적인 철학서는 1801년 발간된 『선험철학』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그리스문학 연구』에서 제시한 미학이론의 연장선상에 발전된 것이라고 보겠다. 그러므로 그의 철학을 이해하는 데서도 『그리스문학 연구』는 훌륭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이 책은 1958년부터 발간된 『비판적 슐레겔 전집』 1권에 실린 『그리스문학 연구』를 번역하였다. 이는 1797년 발간된 초판을 재수록 하였다. 슐레겔은 1822년 전집을 발간할 때 수정을 가미하여 재판을 발행했다. 수정된 재판의 내용은 역주 속에 번역하여 수록하였다. 이 책을 번역하면서 번역자는 원문의 양 만큼이나 많은 역주를 달아 원문의 이해를 도왔다.

3.역자 소개

저자 이병창은 서울대학교 철학과 및 대학원을 마쳤으며, 『헤겔의 정신현상학에서 정신 개념』을 가지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동안 동아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사회, 문화 및 예술 철학을 강의했다. 최근 2011년 3월 명예퇴직을 한 이후 현재 사상사 연구소장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인간의 심층적 정신현상을 헤겔과 라캉을 통해 연구하고 있으며, 문학이나 영화 등 예술을 통해 나타나는 인간의 심층적인 내면을 분석하고 있다.

주요 저서: 『현대사상사』, 먼빛으로, 2009.11
『영혼의 길을 모순에게 묻다』, 먼빛으로, 2010.6
『반가워요 베리만 감독님』, 먼빛으로, 2011.5
『불행한 의식을 넘어』,먼빛으로,2012,10
『지젝,라캉,영화』,먼빛으로,2013.10
공 저: 『영화로 생각하기』(공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2005

4. 책의 차례

서문

1권 그리스문학의 연구에 관해
1장 근대문학의 현재 혼란스러운 상태
2장 아름다운 것과 흥미로운 것
3장 그리스 문학예술에서 나타나는 아름다움의 이상
4장 그리스문학에 대한 비판
5장 고대 문학의 모방에서의 실수와 오류에 관해서

번역자 후기: 무한의 미학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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