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학사상연구회

자유게시판
교도소에서의철학-TED
최종덕 2012.08.24 422




제 학생인 토니의 이야기입니다 저와 비슷한 나이이며, 산 쿠엔틴 주립 교도소에 있습니다 토니가 16살이던 어느 날, 한 순간 그의 인생이 바뀌었습니다 "그건 엄마 총이었어요 그냥 겨누기만 하고, 그 불량배를 놀래키기만 하자 우리 돈을 뺏어갔으니까 그 놈 돈을 뺏자 그럼 깨달을거라 생각했죠 그러다가 마지막 순간에 저는 \안돼, 이건 옳지 않아\라고 생각했고, 제 친구는 \괜찮아, 저질러 버리자\라고 했어요 저는 \어디 한번 해보자\라고 말했죠" 아직도 토니는 그 세 단어를 잊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그가 정신을 차렸을때는 \빵\ 소리를 들은 뒤였기 때문입니다 불량배는 땅에 쓰러져 있었고, 바닥엔 피가 흥건했습니다 중죄모살혐의였습니다 25년 복역에 운이 좋으면 50년 째 가석방 되겠지만, 토니는 그렇게 운이 좋진 않았습니다.



그 덕에 저희는 산 쿠엔틴 교도소의 제 철학 수업에서 만났고, 저는 그 날 "이 수업에서 우리는 도덕의 기원에 대해 이야기할 겁니다"라고 했습니다 토니가 절 방해하더군요 "당신이 나에게 옳고 그름에 대해서 어떤 걸 가르칠 건데? 난 내가 틀렸다는 것도 알고, 내가 옳지 않은 일도 저질렀어 매일 내가 보는 모든 사람이, 마주하는 모든 벽이 내가 틀렸다고 말해준다고 내가 만약 여기서 나간다고 해도, 내 이름 옆에 항상 딱지가 있겠지 난 수감자야, 난 \틀렸다\고 이미 딱지가 붙었어 그래서 당신이 옳고 그름에 대해서 뭘 가르쳐준다는건데?"



그래서 전 토니에게 "미안하지만, 그건 당신이 생각하는 것 보다 더 나빠요 그래서 자신이 옳고 그름에 대해 안다고 생각하나요? 그렇다면 내게 어떤 게 그른 것인지 말할 수 있어요? 아뇨, 그냥 예만 들지 말고요 내가 알고 싶은 건 그름 그 자체, 그름의 개념이에요 그렇다면 개념은 뭘까요? 무엇이 그것을 틀리게 만들까요? 어떻게 우린 그게 틀린 것인지 알죠? 당신과 내가 다를 순 있겠네요 아마 우리 중 한명은 그른 것에 대해 틀렸을지도 모르죠 당신이 틀렸을지도 있지만, 내가 틀렸을 수도 있어요 - 전 여기서 의견을 나누자는게 아니에요 모든 사람이 의견은 있죠 우리는 여기에 배우러 왔어요 우리의 적은 생각하지 않는 것이고, 이게 바로 철학이죠"



그리고 토니 안에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토니는 "제가 옳지 못할 수도 있지만, 전 그게 너무 싫증이 나요 전 어떤 것이 옳지 못한 것인 지를 알고 싶어요 제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 순간 토니가 겪었던 것은 철학의 목표입니다 경이로움 안에서 시작되는 것이죠 칸트는 이를 두고 "저 위의 별이 빛나는 하늘과 그 안에 있는 도덕률에 대한 존경과 경외감"이라고 일컬었습니다 우리 같은 피조물이 그런 것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을까요? 그 목적이 우리를 항상 존재의 조건으로 이끌었고, 하이데거는 이를 두고 "이미 항상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우리가 무엇을 믿고, 왜 그것을 믿는 지에 대한 질문의 목적이며, 소크라테스는 이를 "성찰하는 삶"이라고 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그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만큼 현명했던 사람입니다 그는 감옥에서 죽었지만, 그의 철학은 지금껏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토니는 자신의 숙제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자신만의 이유와 원인, 인과관계, 논리, 그리고 오류를 배웠습니다 그리고 토니는 철학적 힘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죠 그의 몸은 비록 감옥에 있었지만, 정신만은 자유로웠습니다 토니는 존재적으로 난잡한 것, 인식론적으로 불안한 것, 도덕적으로 의심이 되는 것, 그리고 형이상학적으로 터무니 없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것들은 플라토, 데카르트, 니체, 그리고 빌 클린턴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토니가 제출한 기말 레포트에는 칸트의 정언 명령이 아무래도 너무나 단호해서 우리의 일상에 영향을 끼치는 분쟁들을 다루기 힘들게 만든다고 주장했고 저에겐 그 때문에 우리가 도덕적으로 그른 일을 저지르는 것인지 질문했습니다 전 "저도 잘 모르겠네요 그러니 같이 생각해 보죠"라고 말했습니다 이 순간에서 만큼은 토니는 꼬리표가 붙은 범죄자가 아니었습니다 단지 저희 둘만 존재했었죠 교수와 죄수가 아닌 철학을 할 준비가 된 두 지성인이 있던 것입니다 그리고 전 토니에게 이렇게 말했죠 "어디 한번 해보죠"



감사합니다



0 개의 댓글
(댓글을 남기시려면 사이트에 로그인 해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