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학사상연구회

자유게시판
제발 병원에 가보라
이병창 2013.09.09 379
제발 병원에 가보라.



민주당이나 진보주의자들은 대부분 정상회담록이 조작되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데 이석기 녹취록만은 조작되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동일한 국정원의 소행인데, 이렇게 판단이 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분명하다. 자기 합리화이다. 그렇게 말함으로써 억울한 희생자의 피에 자기 손을 적신 자기 자신에 대해 합리화가 되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런 식으로 국정원의 조작에 대해 자발적인 협조자가 된다. ...



나는 수차 녹취록이 짜깁기 된 흔적이 많아 전체적으로 믿을 수 없는 문서라고 말해 왔다. 물론 내가 그런 것을 수사하는 전문가는 아니다. 그러나 내가 그렇게 믿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오직 한 가지이다. 녹취록에 나오는 거의 대부분의 문장들, 특히 위험성이 지적되는 문장일수록 문법적으로 맞지 않고, 따라서 도대체 그 의미를 해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 운동 나갔다가 운동장 화장실에서 주워들은 어떤 신문(조선일까, 동아일까? 보수언론임에는 틀림없어, 찾아 보기도 싫다)의 사설을 보고는 웃다가 졸도할 뻔했다. 나오던 똥이 다 들어가 버리더라. 그 내용인 즉 이렇다. 이석기 의원이 전쟁이 터지면 결사항전을 하려했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 녹취록에 나오는 다음 구절을 뽑았다.



“전국적 범위에서 새로운 미래를 구축하기 위한 최종 결전의 결사를 하자는 겁니다.”



이 구절만 보면 그럴 듯해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뜯어보면 말이 안 되는 문장이다. “ 결전의 결사”란 무슨 말인가? 결전을 불사한다는 말인가? 결전을 위해 결사체를 조직한다는 말인가? 그 어느 쪽으로 보아도 이 문장은 들어맞지 않는다.



이런 구절은 분명 두 문장이 절합된 문장이다. “전국적 범위에서 ....최종 결전의” 까지와 .“결사를 하자는 겁니다”라는 문장이 절합되어 있다.



심리학에 로르샤하 시험지라는 것이 있다. 성격 판단을 위한 것인데 사실 의미 없는 그림이다. 그런데 피시험자는 그 시험지를 보고 자기가 보고 싶은 것을 본다. 그러므로 거꾸로 이 시험지는 그 사람의 성격을 드러내 주는 것이다.



지금 이 문장을 “결전을 불사한다”라고 읽는 사람은 자기가 그렇게 읽고 싶은 것을 읽은 것일 뿐이다.



녹취록이 짜깁기 된 흔적이 한 군데라도 있다면 녹취록은 더 이상 어떤 증거능력도 인정받지 못한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문장이 이런 식이다. 한 가지만 더 예를 들어 보자. 이석기 의원의 그 ‘유명한 꽃보다 총’을 이라는 문장이다.



“우리가 총보다 꽃이라는 것을 지향하는 것은 분명하나,/ 때에 따라서는 꽃보다 총이라는 현실 문제 앞에 우리는 새롭게 또 새로운 관점에서 현재 조성된 한반도의 엄중한 **를 직시해야 되지 않는가?”



필자가 잘라낸 두 문장이 각각 말은 되지만 서로 연결되는가? 앞의 문장은 무엇을 지향해야 한다는 맥락이다. 그런데 뒷 문장은 현실을 보자는 맥락이다. 억지로 두들겨 맞추어 해석하더라도 총이 문제되는 현실을 직시하자는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이 문장이 꽃 보다 총을 지향하자라는 문장으로 해석된다. 도대체! 이런 사람들의 맹목성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두 문장만 보아도 이런데 다른 문장은 말할 것도 없다. 짜집기되지 않고서 이런 문장들이 나올 수가 없다.



녹취록에 나오는 이런 짜깁기 된 말들을 읽고 의미가 통했다는 사람들은 제발 병원에 먼저 가 보기를 바란다. 요즈음 정신병에도 약이 좋은 게 많이 개발되었다고 들었다.
0 개의 댓글
(댓글을 남기시려면 사이트에 로그인 해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