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학사상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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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의 대중종교화는 가능한가?-한글사서의 간행에 부쳐
석동신 2005.06.22 3256
성균관대 유학과는 현재 철학과가 아닌 종교학과로 등록된 줄로 알고 있다.

도대체 유교는 종교인가? 철학인가?

물론 유교는 종교라기 보다는 철학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일전에 전 성균관장 최덕근님이 유교를 종교화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유림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쳐 철회한 것으로 알고 있다.

유교에서는 교조인 공자를 신격화하지 않았고,

유교의 경전인 사서오경에는 그 어떤 이적기사도 나오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공자가 이적을 적극적으로 반대했다.

하늘을 우주와 인생의 철학적 근거로 설정하였을 뿐,

하늘에게 기도한다든지, 하늘에 예배한다든지 하는 종교의식을 발전시키지 않았다.

단지 시제나, 여제 또는 체제처럼 하나의 왕실의례나 국가의례로서 기능만 인정했을

뿐이다. 또 제사와 같은 가정의례만을 발전시켰을 뿐이다.

물론 우리는 청나라 말기에 강유위가 서양의 기독교에 맞서 유교를 종교화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실패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유교는 중국이 서양에 뒤지게 된 모든 원죄를 뒤집어 쓰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했던 것이다.

이후 공산당 정권에서 혹독한 비판을 받은 유교는 90년대 이후 다시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내가 <한글사서>를 간행한 본뜻은 민족운동을 아직 할 만한 역량이 미비하기

때문에 자금도 확보하고,

또 아직 조직화되지 못한 유교계를 한 번 이용해 보려는 욕구도 솔직히 있었다.

그러나 나의 이러한 의도에 호응해 주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어쟀든 <한글사서>를 기독교 성서처럼 이용해 모임을 만들고

유교 이념에 대한 설교를 통해서 대중을 교화하며

지역사회에서 일정한 긍정적 역할을 해 줄 연대세력을 한번 구성해 보고 싶은 것이

나의 바람이다.

물론 현대의 이러한 진보적 사상 운동은 공맹사상을 교조적으로 뇌까리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공맹사상 중 현대에도 의미있는 것을 기반으로 현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가르침으로 탈바꿈하는 일은 이러한 운동을 하고자 하는 개개인의 역량에

많이 좌우될 것이다.

어쨌든 이러한 유교적 합리주의에 바탕한 새로운 지적 정신적 운동은

기독교, 불교 등 초월적 세계관에 지나치게 경도되어 있는

한국의 민중들에게 새로운 신선한 운동으로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공맹사상의 현대적 재해석 및 창조적 응용이 필수적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겠다.

나아가 기독교의 예배처럼 일주일에 한 두번씩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설교 내용을 개발하며(물론 한국의 역사와 전통, 현실에 대한 담론이 주가 될 것이며,

기도는 필요없을 것이다),

성금의 모금, 집회시 부를 노래의 개발 및

소년부, 중고생부, 대학생부, 성인부 등의 조직 만들기,

지역사회에 기여할 도서관, 봉사부, 장학사업 등

회원들이 활동할 공간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평일에는 사서 등의 강좌를 개설하여 평생교육원의 기능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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