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학사상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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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현 교수님의 전국 철학회들에 대한 당부 편지
이병창 2005.05.02 3593
안녕하십니까?
최근에 접한 소식에 따르면, 교육부에서 금년 초부터 중등교과과정개편 작업을 준비 중인데, 그 중에서도 <도덕윤리교과과정>의 개편과 관련해 우리 철학도들이 모두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할 일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어 편지를 드리게 되었읍니다.
다름 아니라, 종전과는 달리 교육부에서는 도덕윤리 교과서의 성격을 \"국정\"에서 \"검인정\"으로 바꿀 계획을 갖고 있고, 도덕교과과정(커리큘럼) 자체도 교육과정평가원에 위촉하여 연구 개선하고자 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즈음하여 일부 열의를 갖고 도덕윤리 교과의 개선을 추구해 오던 일부 교사들의 모임(이를테면 \"전교조 도덕 교사 모임\"이나 \"서울시 중등 철학논리교사 모임\" 등)에서는 \"국민\"윤리의 잔재를 정리하고 도덕윤리교육의 모학문을 철학으로 재규정하는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합니다. 철학 교수 중에서도 몇몇 분들이 이에 호응하여 보조를 맞추고자 하는 분들이 있고, 이미 교과서 집필진을 구성하여 출판사와 협의하는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도덕교과과정”을 개선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일은 지금 교육과정평가원에서 연구하고 있는데, 그 주축이 “국민윤리교육학계”에 몸담고 있는 분들이어서 과연 종전과는 확실히 다른 참된 도덕교육내용을 그 과정에 담아낼 수 있을지 우려됩니다. 이 “과정안”이 종전과 유사하게 확정되고 나면, 교과서를 집필한다 해도 그 지침에 맞게 해야 하므로 의욕처럼 진정 바람직한 교과서를 집필할 수 있을지는 사뭇 의심스럽습니다. 그래서 회원 여러분께 두 가지를 간곡히 당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현재의 중고등학교 도덕교과 내용을 잘 검토해 보시고 바람직한 도덕교육을 위해서는 앞으로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지 그 “대안”을 기획해 보자는 것입니다. 특히 이미 교과서 집필의 뜻을 세운 분들은 이 일에 동참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뜻이 있는 많은 분들이 회장단에 연락해 올 것을 기대합니다. [회장+총무 전화번호+이메일 주소]
둘째, 국민윤리교육학계의 교수 분들과 협력하여 교과서를 집필하는 것 자체는 얼마든지 좋은 일입니다만, 종전처럼 “국민윤리”의 구도가 그대로 남게 되는 교과서라면, 그런 교과서를 집필하는 일에는 동참하지 말아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그것은 도덕교육 정상화를 가로막는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철학자들이 그간 중등 도덕교육의 왜곡에 본의 아니게 일조를 하거나 또 대부분은 냉소적으로 외면해 온 것에 대해 진지하게 자성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 번 기회에 철학자들이 정성을 모아 중등 도덕교육의 정상화에 기여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 일은 유감스럽게도 다른 학계와 불편할 수 있는 양상으로 관련되어 있는 문제이기도 하여, 우리 철학계가 문제의식 및 접근방식에 대해 공통된 인식과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우리는 도덕교육에 관해 그 어떤 견해에도 개방적이고 수용적인 태도를 견지해야 하겠습니다만, 다만 도덕교육에 정치교육이나 사회교육이 개입되어 있는 것은 합당치 않은 일이라고 볼 뿐입니다.  
회원 여러분의 깊은 관심과 동참을 고대합니다.

                                                    2005년 5월 1일
                                                       한국철학회장  성진기
대한철학회장 최영찬
동서철학회장 유칠노
범한철학회장 신종섭
새한철학회장 송인창
철학사상연구회장 이병창
철학연구회장 황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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