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학술3부의 업무 계획 중 ‘프로그램’과 그것의 공지와 관련해서
현재 공지된 학술3부 업무 계획 중에, ‘프로그램’과 관련한 부분은 그야말로 연구협력위원들과 회의하고 논의하기 위한 뼈대 정도에 해당합니다. 기존에 연구협력위 회의록이 공지된다는 것을 고려해서, ‘프로그램’은 앞으로 계속 논의하고 수정해야 할 것이기 때문에 공지하지 말 것을 제가 미리 요청했어야 하는데, 그 부분을 챙기지 못한 것은 저의 불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왕 공지된 것이니, 공지된 프로그램을 계획할 때, 고려한 사항을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고려사항은 첫째, 대중 강좌와 다르게 예비 연구자를 위한 세미나를 기획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는 것 같아요. 둘째, 지도 선생님을 중심으로 세미나를 운영하는 방식과 함께, 세미나를 분과의 연구성과와 함께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방법을 동시에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은 연구협력위윈들의 논의 결과이기도 했구요.
이병창 선생님께서 공지된 학술3부 프로그램을 대중강좌 스타일이나 혹은 기존의 운동권 중심의 구태의연한 공부라고 판단하신 것은 아마도 2)의 고민의 결과, 즉 분과가 주도하는 세미나(현대철학2:현대 정치철학)를 두고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현대 정치철학’이라는 프로그램은 학술3부 세미나를 기존의 분과 활동과 연계하고자 하는 고민의 단초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이 계획이 기존의 대중강좌 방식을 답습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강사들의 일회성 강의가 아니라, 학생들의 연구 역량이나 고민을 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구요. 선생님이 이야기해 주신 사항을 이후 고민을 구체화하는데 있어서 고려하도록 하겠습니다.
2) 들뢰즈 철학에 대한 강의 요청
학술 3부의 계획에서 이병창 선생님께 의뢰하는 강의는 ‘들뢰즈의 시네마’ 강독입니다. 이건 이병창 선생님께서 영화철학이라는 틀 내에서 들뢰즈의 시네마를 읽으시겠다고 일전에 말씀하신 내용을 반영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홈피에 공지된 학술3부 프로그램에서 ‘들뢰즈의 시네마 강독’에 선생님 성함이 정확하게 명시되어 있지 않네요. 공지가 될 것을 고려하지 못해서, 정확하고 세심하게 업무계획서를 작성하지 못했는데요, 그것이 공지가 되어 본의아니게 서로 오해가 생긴 것 같아요.
관련해서 이병창 선생님께서 ‘2013년 연구협력위 회의결과보고’에 대한 덧글에서 말씀하신 ‘들뢰즈 철학’이라는 것이 ‘라캉과 들뢰즈의 현대 존재론’을 말하는 것이라면, 이 강의는 공지에도 나갔듯이, 다른 강사 선생님께 강의를 의뢰할 것을 고려했던 것입니다. 이것은 분과 중심으로 진행하고자 하는 ‘현대정치철학’과 관련해서 연계 강의를 계획해 본 것입니다.
저 역시 강사 선생님들과 상의 없이 강의 제목이나 주제를 확정하고 그것을 공지하는 것은 일종의 만행이라 생각합니다.(물론 지난 해에는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서 이런 부분이 있었지만, 선생님께서도 지난 해 일을 언급하는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강의제목도 ‘현대 존재론과 영화철학 ’으로 병기해 놓았으니 이 점 참고 바랍니다.
*‘현대 존재론으로부터 현대 정치철학으로’라는 전체 세미나 명칭은 이미 확정되었다고 생각한 강의가 ‘들뢰즈의 세미나’이고, 분과가 주재하기로 계획한 세미나들이 대개 현대정치철학으로 수렴된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입니다. 더불어 2012년 학술 3부 프로그램이 서양 고대철학사와 근대철학사를 중심으로 진행된 점을 고려해서 연속성을 찾아본 것이기도 하구요.
3) 세미나 기간에 대해서
지난 해 세미나는 24주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24주 동안 철학사를 각기 12주로 나누어 두 개의 세미나를 진행했고, 독일어는 24주 동안 진행했었죠. 그런데 여러 선생님들께서 24주가 학생들의 호흡과 맞지 않게 너무 길지 않는가라는 지적을 해 주셨습니다. 실제 대학원생들이 16주의 학기제 수업에 적응해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24주는 길다고 판단되었고, 이에 우선은 12주로 수업을 진행해보는 것이 어떨까 했습니다. 그리고 진행된 수업에 대한 선생님의 의지와 학생들의 요청이 있을 경우 더 연장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추후 세미나 기간에 대해서는 강의 내용과 강의 선생님의 요청에 따라서 충분히 탄력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생각을 정리하며
누구나 살면서 그 사람에게 살아갈 힘을 주는 그런 섬광같은 순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철연에서 선배님들과 공부하고, 그리고 삶을 공유하면서 간혹은 그런 순간을 경험한 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자유롭게 문제를 제기하고, 그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는 그런 건강한 분위기와 모습이 한철연이라는 공동체 내에 살아있다고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병창 선생님께서 현재 학술3부 프로그램과 관련해서 문제를 제기해 주신 것에 대해서도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보다 합당한 수렴점을 찾아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순웅님]의 글입니다. (2013-02-27 21:4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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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 말씀처럼 저희들은 실패를 두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왜 선생님 같은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요. 왜 ‘실패로 인해 시간을 낭비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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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설하고,
> 우선 선생님께 사과부터 해야겠습니다. 이번 학술3부 계획은 확정된 것이 아니고 일종의 가안이었는데, 그게 회의결과 보고에 올라가버렸습니다.
> 원래 회의 결과 보고는 전문을 올리지 않고 요약해서 올립니다. 확정되지 않은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올리면 안 되는 것인데, 그 부분을 삭제하라는 말을 미처 하지 못하는 바람에 실수를 저지르게 되었습니다. 저의 불찰이고 잘못입니다. 학술 3부 계획은 내일(목) 기조부장, 학술 3부장, 그리고 제가 만나서 구체적으로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이 부분 때문에 언짢으셨다면 조금 더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 아울러 ‘억압적’이라는 말이 이제야 더 잘 이해된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습니다. 전에 제가 글을 올릴 때는 전체를 다 살피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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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저는 홈피를 통해 학술 3부의 운영과 관련한 선생님의 글들을 보니 생각의 차이가 크지 않은 부분도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학술 3부는 대학원 수업에 가까운 전문 연구자 중심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것이 저희들의 기본 생각입니다. 그리고 분과가 일정부분 책임을 지는 방식을 병행하여 분과와 자연스럽게 결합될 수 있도록 하고 분과 활성화에도 기여하고자 하는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반면에 교육부는 대중 강좌의 성격을 강하게 띠도록 하여 전체 강좌를 이원화하는 것이 기본적인 방침입니다. 물론 이 두 부분이 회원 재생산과 연계되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아마도 이 부분에 관해서는 선생님도 큰 이견이 없을 것으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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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운동권적인 사고방식을 바꾸라는 말씀, 명심하겠습니다. 도덕의식보다 무의식적 습관이 더 무섭다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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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수를 모시는 문제(원하시는 분은 누구나 모신다)는 선생님께 개인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아픈 추억’이 반영되어 그런 말을 한 것이라고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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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글을 올리고 나서 다시 읽어보니 ‘전천후 강사’라는 말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이모티콘이 왜 필요한지 절실히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문자로 말하는 것은 직접 대면하면서 말하는 것에 훨씬 못 미친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좋은 의도를 가지고 한 말이었는데, 선생님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문자로 말하는 것이 너무나 조심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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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이 말씀하신 학습과 연구, 분과활동 활성화 등은 저희들도 당연히 고민하는 문제입니다.
> 욕심이 있다면 차기 체제가 지금 체제의 많은 부문을 긍정적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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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창님]의 글입니다. (2013-02-27 14: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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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의 생각 차이가 아주 크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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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선 나는 전천후 강사가 아닙니다. 내가 모르는 것도 많고, 그러기에 이 나이에 여전히 분과에 나와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 > 그리고 스스로 만들어 놓은 많은 일 때문에 바쁘기도 해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할 처지입니다.
> >
> > 나는 지난 일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습니다. 이번 학술3부의 계획에서 내가 관련된 부분은 원래 나의 의도와는 다른 것입니다. 나는 영화철학을 하겠다고 했고 다만 그 텍스트를 들뢰즈 시네마를 사용하겠다고 했어요. 왜냐하면 그 텍스트가 가장 논의할 내용이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계획은 들뢰즈 철학으로 바꾸었습니다. 아마도 운영위에서 회원 재생산을 위해 들뢰즈 철학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에 나의 계획을 비틀어 놓은 것으로 봅니다.
> >
> > 비단 내게 관련된 부분만 아니라 마르크스 관련 강의까지 보면 전체적으로 대중강좌 스타일이고, 어떻게 보면 마치 과거 운동권이 회원을 재생산하는 방식을 답습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
> > 한때 한철연이 그런 식의 회원재생산 강좌가 있었습니다. 나는 그런 강좌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입니다.
> >
> > 한철연은 지금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철연의 기본이라면 무엇입니까? 그것은 역시 학습과 연구입니다. 이 학습과 연구를 담당해 온 것이 분과 세미나였어요. 동시에 이 분과 세미나를 통해 새로운 회원들이 참여하여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세요. 한철연에서 분과 세미나 활동이 제대로 되고 있나요? 물론 몇 개 분과가 있지만 다들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철연에서 회원의 새로운 가입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
> > 그런데 학술3부의 역할에 대해 내가 일찍부터 주목했던 것은 이것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즉 기왕의 분과가 장기적으로 약간 산만하게 지속되었던 것에 반해 만일 16주나 일년 24주 정도 기간을 줄여서 타이트하게 운영한다면 이것이 기존의 분과가 가진 난점을 극복할 수 있다고 본 거죠. 이렇게 타이트하게 하기 위해 교수가 중심이 될 필요가 있었습니다. 내가 기대했던 것은 그런 것입니다. 나는 이런 것을 전문대학원 체제라고 이름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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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해 학술3부의 활동에 대해서 실패했다는 평가는 사실 나도 조심스럽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학술3부장이 엄청 고생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본다면 그런 식의 회원 재생산 프로그램은 회원 재생산이라는 목적에 비추어 투자된 노력에 비해 성과가 많았던 것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즉 전략적 실패라는 것이지 결코 관련자의 사기를 저하하거나 그 활동을 폄하하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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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철연은 전문학술 단체이기도 합니다. 은퇴한 교수님들이나 원하시는 분들 중의 어떤 분이라도 모시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영 아닌지 긴지는 참여자들이 판단할 것입니다. 영 아니다 싶으면 저절로 없어지겠죠. 16주나 무료로 강의를 담당하실 분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철학에 관해 엄청난 열의를 가진 분이 아니면 그런 일을 해주시지 않을 것이니, 미리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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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의 또는 세미나의 주제가 예를 들어 타자의 문제에 관해서 라든가, 지젝의 영화철학에 관해서라든가 등등 연구적 성격을 지니는 것이 필요합니다. 독일식 대학이 물론 학생들에게 모든 것을 떠먹여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계는 있지만 그럼에도 창조적 연구를 한다는 점에서는 국내 대학원 교육에서 결코 찾아보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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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한철연이 대중 교육에 나서고, 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적극 지지합니다. 그러나 역시 기본은 학습과 연구입니다. 그리고 분과할동이지요. 나는 한철연이 이름이야 어떻든(세미나, 분과, 강의 등), 자발적이든 교수 중심이든, 길게 지속되든 아니면 16주로 끝나든, 수많은 다양한 창의적인 주제를 가지고 여러 사람들이 함께 참여해서 학습하고 연구하는 모임들로 가득차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것을 통해 새로운 회원이 재생산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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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거 운동권적인 사고방식을 바꾸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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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의 생각 차이는 큽니다. 내가 운영위에서 나가서 나의 생각을 설득할 자신이 없습니다. 언젠가 내 생각이 이해될 것으로 나는 믿습니다. 그때까지는 기다리기로 하죠. 그리고 앞에서 말한 대로 이번 학술3부의 계획 중의 내가 관여된 부분은 나의 의도가 아닙니다. 만일 들뢰즈 철학을 강의하고 싶다면 더 적합한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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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순웅님]의 글입니다. (2013-02-27 09: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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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선생님의 애정 어린 비판과 제안 잘 새겨두겠습니다.
> > > 3월 2일 확대연구협력위원회에서도 의제로 다룰 예정입니다만 그 전에 몇 가지 느낀 점을 말씀드립니다.
> > >
> > > 1. 미국식과 독일식을 비교해주셨는데, 저는 독일식의 단점이 눈에 띄네요.
> > > “독일식 교육은 창의적인 연구를 가능하게 한다. 물론 교수 중심이고, 학생들은 알아서 공부하라는 식으로 방임된다. 그러기에 독일 식 교육에 대해 독일 학생들은 불만이 많다.”
> > >
> > > 물론 선생님의 주장이 ‘독일식 100% 모방’은 아니겠지요.
> > >
> > > 2. 다음과 같은 내용은 오해의 여지가 있습니다.
> > >
> > > “예비적인 시도 중의 하나가 한철연 학술 3부였으나 지난 해 시도는 실패로 판단된다. 이유야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자리에서 그런 비판은 생략하고 싶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이 일 때문에 고생을 마다하지 않은 학술부장에게 미안하기 때문이다. 고생은 정말 많이 했는데 !!!”
> > >
> > > 우선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전문 대학원 체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감지하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해 학술 3부의 시도가 전문 대학원 체제의 예비적인 시도 중 하나였는지도 분명하게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학술 3부의 시도가 ‘한철연의 정체성에 맞는, 또는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는 젊은 감각의 수혈’이었다는 정도는 말할 수 있습니다. ‘전문연구자의 길을 가고자 하는 자를 중심으로 한 회원 재생산’이었습니다.
> > >
> > > 그렇다면 학술 3부의 시도를 실패로 단정하기도 어렵습니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처음부터 목표를 그리 크게 잡지도 않았다는 점을 우선 밝히고 싶습니다. 한두 명, 두세 명이라도 제대로 된 ‘수혈’이 이뤄진다면 그것으로도 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더 많은 숫자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은 건 아니지요.
> > > 교육부도 마찬가지지만 학술 3부 운영과 관련한 문제는 연구협력위원회에서도 매달 열리는 회의에서 점검, 평가하고 개인적으로도 만나 논의하는 등 늘 고민을 해왔습니다.
> > >
> > >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실패’라는 단어가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사기를 떨어뜨리지는 않을까 염려되어 간단하게나마 제 생각을 말씀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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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3. 다음과 같은 말씀에 대해서는 죄송하기도 하고 더 논의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 > “(1) 제발 한철연 운영위가 강의제목을 정해서 내리먹이지 말자. 정말 억압적이라고 느낀다. (2) 교수를 우선 임명해서 그가 원하는대로 교육하도록 하자. (3) 기본적으로 학생 모집만을 한철연이 대행하면 된다.”
> > >
> > > (1)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억압적이라고 느끼실 줄은 몰랐습니다. 원래 계획했던 순서대로 해달라고 하는 바람에 선생님께서는 원하시는 강의를 못하셨지요. 그 강의는 다음번에 해달라고 했던 건데, 어쨌든 굳이 변명하자면 선생님은 어떤 강의를 언제 부탁드려도 되는 ‘전천후 강사’라고 생각해 편안한 마음으로 말씀드린 거라는 점은 밝히고 싶습니다. 앞으로는 주의하겠습니다.
> > > (2), (3)은 학술 3부 또는 연구협력위원회 전체 기조와 연관되는 문제인데요, 지금 뭐라고 말씀드리긴 곤란하고 3월 2일 회의 때 논의했으면 합니다. 선생님께서도 참석하실 거죠?
> > >
> > > 4.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이 일부 있습니다.
> > > “무료 강의를 기꺼이 하겠다는 교수들이라면 퇴직한 교수이든 자발적으로 지원하는 강사들이든 누구라도 모셔오자.”
> > >
> > > 죄송하지만 누구라도 모셔올 수는 없습니다. ‘지원하는 누구든 모신다’는 걸로 읽히는데요, 학술 3부든 교육부든 이 공간은 어떤 개인의 카타르시스를 위한 배출구로 이용되어서는 안 될 겁니다. 선생님의 제안은 대단히 자유로워 보이긴 합니다만 그렇게 되면 조직이든 이념이든 정체성이든 그런 거는 필요 없는 거 아닌가요. 어쨌든 저로서는 동의하기 어렵네요.
> > >
> > > 극단적인 예이고, 또 그런 일이 발생하진 않겠지만, 선생님 말씀대로 할 경우, 만일에 어떤 ‘영~ 아니다 싶은 분’이 지원한다면 그것을 막을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 > >
> > > 5. 다음과 같은 부분은 저희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 > > “제제 자체는 한국의 대학원 체제를 닮을 필요가 있다. 16주 강의, 방학 등등.”
> > >
> > > 6. 가능하면 평일에 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철연에서 할 경우 공간이 문제인데요, 분과 세미나가 대개 평일에 있기 때문에 공간이 모자라 진행이 안 되는 일이 없도록 잘 조정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 > >
> > > 7. 정암학당, 민의연과 공동으로 전문대학원을 만드는 것은 우리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므로 그쪽 의견을 들어보고 판단할 문제겠습니다.
> > >
> > > 다만 전문대학원이든 뭐든 그걸 왜 하는가,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논의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철학의 대중화’라는 것은 사실상 좀 막연한 규정이고요, 더 구체적인 무엇인가에 관해 합의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 > 서유석 선생님 역시 선생님과 마찬가지로 학술 3부의 기획 중 하나였던 독일어를 가르쳐주셨는데요, 서 선생님은 ‘회원 재생산’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지도해주셨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학술 3부의 운영 목적 역시 그것이었습니다.
> > > 회원 재생산이 목적이라면 회원 규정, 자격, 절차 등 연구협력위원회에서 논의해야 할 것들이 많이 있고 지도 선생님들께는 이런저런 요청 사항을 말씀드릴 필요가 있습니다. 억압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요청했어야 했는데, 이런 부분에서 제가 실수를 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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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따지고 보면 선생님마다 학술 3부에 임하는 목적의식이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전문대학원을 만들어도 마찬가지고요.
> > > 무엇을 만들고 운영하든지 간에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하고 원만하게 합의해가는 과정을 만들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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