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학사상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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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조주의라면 이진경이 원조이지!
이병창 2013.09.28 317
교조주의자라면 이진경이 원조이지.



진보당을 해체시키려는 음모의 대열에 드디어 이진경까지 등장했다. 나는 오마이뉴스에 이진경이 등장하는 것을 보고, 사람을 골라내는 오마이뉴스의 눈에 정말로 감탄했다. 어쩌면 그렇게 운동의 변절자, 실패자, 배신자들만 모아놓았을까? 김영환, 권영길, 주대환, 조승수, 김창수 그리고 이제는 이진경이라니!!



한마디만 하자. 그들이 그렇게 옳고 그렇게 잘한다면 그들이 내세운 새로운 진보라는 것이 이미 진보당을 넘어서서 찬란하게 꽃피고 있어야 하지 않는가? 그런데 그들이 몸담고 있는 진보세력은 왜 그 모양 그 꼴인가? 그들은 자기들이 왜 실패했는가를 반성할 생각은 없다. 진보당을 헐뜯고 파괴하면 자기들의 실패도 합리화되는 것인가?



그들이 그렇게 악담을 퍼붓고, 안 될 것이라고 장담하는 진보당은 여전히 굳건하게 대중에 뿌리박고 있기에 국정원이 온갖 조작으로 해체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기에 그들이 알량한 진보주의자라는 이름으로 국정원에 장담을 맞추러 오마이뉴스에 불려나온 것이 아닌가?



나머지 사람들의 자기 합리화는 그저 연민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그런데 이진경의 얘기만은 두고 볼 수가 없다. 80년대 말 운동에서 그가 범했던 엄청난 교조주의적인 과오에 대해 그는 지금까지 한 마디 반성도 한 적이 없었다. 그런 그가 이제 온갖 탄압과 고난을 겪으며 굳건한 뿌리를 내린 진보당을 또 다시 파괴하려 하다니! 이런 파렴치한 사람이 또 어디 있나?



그는 오마이뉴스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회가 변하는 데 따라 운동도 계속 달라졌어야 하는데 그들은 전혀 달라지지 않은 상태였다\"



이진경이 이렇게 말할 자격이 있을까? 과거 80년대 말 그는 교조주의자의 전형이었다. 마르크스가 한 말을 한 자 한 획이라도 고치면 그는 수정주의자라고 선언했다. 그야 말로 19세기 말의 마르크스 원전에 고착되었던 사람이 아닌가? 그는 20세기 초 전 세계 식민지 민족해방투쟁의 역사적 경험을 깡그리 무시했던 사람이 아닌가?



하기야 이제 와서 그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를 모르지는 않는다. 90년대 후반에 이르러 이진경은 들뢰즈, 가타리의 프랑스 무정부주의 사상으로 전향하였다. 그렇게 해서 이진경의 ‘수유너머’가 탄생했다. 이런 전향과 더불어 그는 갑자기 마르크스주의를 깡그리 부정하고 만다. 자신의 말대로 사회가 변했으므로 운동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인가? 좋다. 그렇다면 과거 교조적이었던 자기 자신의 잘못을 고백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내가 보기에 사실 이진경의 교조주의는 변함이 없다. 그의 교조의 대상이 바뀌었을 뿐이다. 과거 그는 마르크스를 교조로 삼았다. 이제 그는 들뢰즈, 가타리를 교조로 삼을 뿐이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누가 교조인가가 아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그가 누구이든간에 교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순수 교조주의자이다. 그에게는 마치 어머니나 신처럼 교조가 필요하다.



이런 교조주의자가 다른 사람에게 구태의연하다고 말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런데 적어도 마르크스를 교조로 삼았을 당시 그에게는 적어도 마르크스의 원전을 문자대로 이해할 머리는 있었다. 물론 그는 마르크스를 자기의 시대에 맞추어 창조적으로 해석할 능력은 없었다. 그런데 다음과 같은 말을 보자. 그는 도대체 타인의 말을 문자대로 이해할 능력조차 상실하고 만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그런데 정전협정 폐기를 가지고 전쟁 상황이라고 생각한 것은 그들이 완전히 법에 얽매어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것은 어떻게 보면 정부 관료들의 사고방식과 같다.”



진보당 안에는 지난 3월 위기 상황을 정전협정 폐기 때문이라고 보았던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정전협정 폐기란 3월 북미간의 전쟁 위기의 산물이지 위기의 원인은 아니다. 그런데 이진경은 진보당이 그렇게 생각했다고 믿는다. 그는 자기가 그렇게 믿기 때문에 진보당도 그렇게 믿을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타인을 이해하는 것에 대한 그의 무능력은 아래 글에서 나타난다.



“그렇다고 해서 오키나와 사람들은 오키나와가 미제 식민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미군기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미군에 반대해 운동을 하지만 식민지 해방투쟁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 이진경은 오키나와 군기지와 주한 미군기지가 같은 기지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군기지란 주둔군 협정을 포함하는 전체로 이해해야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간단히 일본과 한국에서 미군의 주둔군 협정만 비교해 보라. 어떤 차이가 있는가 금방 드러날 것이다. 군기지가 있기 때문에 한국이 미국에 종속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에 미군의 군기지가 수도 한 복판에 들어서는 것이다.



교조주의자였던 이진경, 이제는 타인의 말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더구나 현실감각의 문제에 이르면 전적으로 유치한 수준이다.



그래서 그는 한미관계는 50년대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전제한다. 그 변화가 어떤 변화인지는 모르지만 과연 미국의 한국에 대한 정치 경제적 지배력에 의미 있는 변화가 생긴 것인가? 또한 그는 진보당은 남한에서 벌어지는 노동운동에 관해서는 관심이 없고 모든 운동을 통일 운동에 종속시킨다고 말한다. 그런데 진보당의 활동이나 당의 방침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이런 얘기를 할 수 있을까? 차라리 진보당은 노동운동도 하지만 다른 정당들이 하지 못하는 통일운동도 더불어 한다고 말해야 옳은 이야기가 아닌가?



이런 이야기들은 그가 너무 철학에 빠져서 자기 시대 자기 주위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는 마르크스를 교조로 삼다가 이제는 들뢰즈 가타리를 교조로 삼는 가운데 너무 형이상학적이고 추상적인 사유에 매몰되었다. 제발 이진경은 이제 현실감각을 회복하기를 바란다. 이제 교조적인 철학은 고만해라.



교조주의자의 현실감각 부족은 아래와 같은 글에 이르면 어안이 벙벙해진다.



\"(이석기는) 그 둘 중에 하나는 선택했어야 했다. 그런데 그것도 하지 않았다. 둘 다 하면서 겹쳐놨으니 이것(지하운동조직)이 문제가 됐을 때 이것이 깨지고, 이것의 제약으로 인해 여기(정당) 활동도 제약될 수밖에 없다.“



이런 주장은 지금 진보당이 대중적 정당이면서 동시에 지하정당이라는 주장이다. 이 주장은 국정원이 조작하는 혁명조직이라는 혁명조직을 전제로 하는 경우에나 성립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진경은 요새 뉴스도 보지 않는 모양이다. 국정원의 발표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이제 일베 외에는 없다. 이진경이 일베는 아닐 것이다. 그는 현실감각을 잃다보니 일베 수준으로 전락한 모양이다.



그런데 그는 현실감각을 잃어버릴 정도로 철학에 몰두했는데 철학조차 잘하는 것 같지 않다. 아래 글을 보면 그는 자신의 사유가 논리적으로 명확한 것처럼 자랑한다. 그는 진보당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논리적 모순을 범했다고 말한다.



“정치범의 경우는 \맞아, 그런데 뭐가 잘못됐나?\라고 싸우고, 조작인 경우에는 \조작이고 거짓이다\라고 싸우는 건데 사상의 자유를 얘기하려면 전자여야 한다. 조작이라고 말하는 순간 사상의 자유를 걸고 싸울 수 없다.\"



그의 주장은 녹취록이 조작이라면 사상의 자유를 주장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진보당의 5월 12일 모임은 본래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정착시키려는 취지였다. 그런데 그 가운데 소수가 더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제기했다. 물론 이런 제안은 비판적으로 기각되었다. 그런데 녹취록을 짜깁기하면서 이런 일부의 제안을 전체의 주장으로, 단순한 제안을 합의와 결의로 조작하였다. 그러니 조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면 소수의 제안은 어떤가? 그것은 사상의 자유에 속한다는 것이다. 민주정당에서 제안은 누구나 무엇이든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잘못된 제안은 이런 민주적인 과정을 통해서 폐기된다. 중요한 것은 이런 민주적 과정에서 합의하고 결의한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그런데 소위 진보연한 인사들은 그런 제안조차 금기시하고 그런 제안이 있었다면 그 즉시 신고하고 당으로부터 제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이런 주장은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고 비난된 것이다.



나도 오랫동안 철학을 했다. 그러나 내 눈에는 조작했다는 주장과 사상의 자유를 탄압한다는 주장에 어떤 모순도 없다. 이진경의 글을 읽고 또 읽어 보지만 그의 글에서 발견하는 것은 교조주의와 이해능력 결핍, 현실감각부조, 논리적 사유 결핍 밖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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