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학사상연구회

자유게시판
솔직히 말하겠다
이병창 2013.01.02 330
솔직히 말하겠다.

나는 술을 먹었을 때만 글을 쓴다.

그래서 글이 엉망이다.

즉흥적이고 문법도 안맞는다.



오늘은 정월 초하룻날,

밤 늦게 혼자서 술을 먹고

드디어 글을 쓴다.

정말 드디어...이다.



왜 드디어인가?

정말 할 말이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아무도 들어 줄 것 같지 않은 말이지만 말이다.



그래도 왜 드디어인가?

결코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냥 남들과 똑같이 멘붕처럼 살아도 될 것 같았기에..



오늘은 정월 초하룻 날인데

친척 어른들은 서로 덕담을 나누는데,

내 마음에는 덕담을 나누는 그들이 너무 고통스럽다.

그래서 혼자서 술을 먹다가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이런 글을 어디에 싣겠는가? 한철연 자유게시판 외에는 없겠지!



하여튼 정말 이런 생각이 든다.

눈 뜨고 당한다는 말이 있듯이 그렇게 이번에 우리가 당했다.

다들 알고 있었다.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거꾸로 이길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을.

그러나 이길 수 있는 길을 알면서도누구도 그 길을 결코 가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까지도

이 모든 것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그걸 다 알고서,

패배하니까 패배가 갑작스럽고 있을 수 없는 것처럼

다들 멘붕이라 한다.

그러니 멘붕이란 기만이 아닐까?



내게 있어서 패배는 처음에 냉소적인 것이었다.

솔직히 다른 사람들 앞에서나 심지어 나자신에게조차 멘붕인 것처럼 위장했지만

사실 나는 냉소적이었다.



처음에 냉소적이었던 패배가

날이 갈 수록 더욱 깊이 아픈 이유는 무엇일까?

날이 갈수록 더욱 우리하게 느껴지는 아픔이 나를 잠들 수 없게 한다.

독일어로 칼트kalt 하다는 말이 있다.

독일에서 겨울을 지내본 사람만이 아는데 뼈 속으로 우리하게 스며드는 추위를,

그렇게 패배가 칼트하다.



그래서 이 글을 쓴다.

앞으로 패배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

오늘은 너무 취해서 (소주 한병도 안 먹었는데)

그냥 자고 싶다.

내일부터 이야기 하겠다.



당신들의 기만에 대해서...

아니 나 자신의 기만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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