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학사상연구회

자유게시판
철학 연구소 안에 대해
이병창 2008.01.21 3192
빈곤한 한철연의 살림살이를 꾸려나가느라고
고생하는 운영위원들을 보노라면
항상 안타까운 마음이 앞섭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운영위원들이 정말 치열하게 논의해서 올렸다고 하는 철학연구소 설립 안을
제가 앞장서서 미루어 버려
운영위원들이 섭섭해 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그러나 이번 철학연구소 안은
한철연 조직의 근간을 변경시키는 문제인데도
이 안에 대한 운영위원들의 설명은
너무나 빈곤하기 짝이 없습니다.
한달간 치열하게 논의했다는 흔적이 올려진 안의 어디에도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더구나 논의 석상에서 보완적인 설명도 부족했습니다.
더구나 그 자리는 그런 심각한 문제를 논의할만한 자리도 아니었고
시간도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부득이 논의 자체를 미루어 버린 것이니
운영위원들께서는 저의 고민을 깊이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다행히도 회장과 최종덕 교수님에게
철학연구소 안을 세워 올리도록 결정되었으니
아마도 앞으로 충분히 논의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데 결정된 것은 단지 연구소 설립을 논의해 보자는 정도입니다.
아직 철학연구소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그런만큼 당분간 한철연은 기존의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지속되어어야 합니다.
물론 위원들은 바뀔 수 있지만
조직은 여전히 운영위원회 체제입니다.
일부에서는 운영위원회가 규정상 전혀 근거 없는 조직이라고 하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제 기억으로 분명히 운영위원회 안이 총회에서 결정되었고
그게 규정상 기록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한철연의 조직이 결코 마음대로 이루어졌던 적은 한번도 없었을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철학연구소 안도 논의 중에 나온 말을 종합해 볼때
나름대로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됩니다.
아마 수유 연구소 등과 같은 상근연구원 중심의 조직체를 모델로 하는 것 같아요
저의 판단이 과연 맞는 걸까요?
또 어떤 설명을 들으면 그저 이름만 바꾸는 것 같기도 해요.

저의 판단이 맞다면,
그런 조직이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고
그래서 부분적으로 그런 조직을 수용할 필요는 있겠다 싶어요

그러나 한철연이 통째로 그런 수유연구소 조직으로 변경될 수 있는가는 의문입니다.
한철연 내부에는 상근할 수 없는 회원들도 많이 있어요
그렇다면 상근할 수 없는 사람들과 상근연구원들의 조직과 어떤 관계를 가져야 할까요?
한철연 내부에는 솔직히 말해서 몇가지 그룹들이 존재합니다.
이런 그룹들은 이런 상근연구원의 조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잘못하다가는 내부의 분파주의가 심화되지 않을까 두렵군요.

더구나 한철연은 다양한 사회적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철학회들과 연관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다양한 여러 운동단체들과도 연관성이 있습니다.
이런 사회적 역할과 기능에 있어서
철학연구소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이런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아무런 논의가 없었던 게 아닌가요?
그저 연구소장만 임명하면,
모든 일이 제대로 굴러갈까요?
이 모든 문제를 충분히 논의한 끝에 소장을 임명해야 마땅하지 않을까요?
물론 만일 연구소안이 확정된다면
최종덕 교수님을 소장으로 선임하는데 저도 절대적으로 찬성하지만
먼저 풀어야 할 산적한 문제가 있는 거 같아요.

그러니 지금 이 문제를 총회에서 위임받은 회장과 최종덕 교수님은
위의 문제에 대해 논의해 안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개념적 설명이 있어야 하겠지요.
소위 철학연구소 안의 밑그림입니다.
그런 다음 이 개념을 반영하는 현실적인 규정을 만들어야 하겠지요.
다음번 총회에서는 이런 밑그림과 더불어 현실적 규정안을
가지고 나오시기 바랍니다.

이 문제를 굳이 비밀스럽게 운영위원들만 치열하게 논의할 필요는 없습니다.
모든 회원들이 공개적으로 논의해야 마땅할 문제라 생각되는군요.
그러니 일단 운영위원회에서 논의했던 생각부터 공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많은 회원들이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해주기를 기대합니다.

만일 완전 공개적 논의가 어렵다면,
적어도 원들만의 공개적 논의도 가능하겠지요.

이제 회장의 임무를 벗어났으니까
홀가분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홀가분하더라도
여전히 한철연에 대한 애정과 책임까지 내던질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노파심 같은 생각을 말하게 되었으니
이해해 주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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