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학사상연구회

공지사항
11월 월례발표회 안내
학술1부 2016.11.03 138
안녕하십니까? 한철연 학술 1부입니다.

11월 월례 발표회를 공지합니다. 11월에는 동양 철학 연구자이신 이지 선생님께서 연구 논문인 ?<“추측(推測)”: 과학과 형이상학의 경계 - 최한기의 기학(氣學)적 인식론>을 발표하십니다.
올해 마지막 월례 발표회입니다. 많은 선생님들의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일 시 : 11월 18일 (금) 오후 6시
*발표자 : 이지(광운대) - “추측(推測)”: 과학과 형이상학의 경계 - 최한기의 기학(氣學)적 인식론
*논평자 : 구태환(상지대)
*장 소 : 한국철학사상연구회

(논문개요)

<“추측(推測)”: 과학과 형이상학의 경계 - 최한기의 기학(氣學)적 인식론>

19세기 조선후기 철학자 최한기(崔漢綺, 1803~1877)는 고대 유가의 근본정신을 자기 철학의 중심에 놓고 유가적 가치의 현재적 구현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서구의 경험과학적 탐구방법을 도입하였다.
그가 유학의 전통을 비판적으로 계승하고 서구의 자연과학적 지식과 방법을 융합함으로써 독자적으로 수립한 학문체계를 스스로 ‘기학(氣學)’이라 명명하였는데, 이는 유학의 주체적인 자기변형이라 이를 만하다.

최한기는 우선 성리학의 이기심성론에 대해 비판을 제기한다. 비판의 초점은 성리학이 리(理)를 위주로 하여 존재의 근거를 무형화(無形化)시켰다는 데에 있다.
성리학에서는 궁극의 원리라고 하는 태극(太極)으로서의 리(理)가 세계의 근원이자 궁극의 원리로서 형질 이전에 존재하는 독립된 실체로 상정되어 있기 때문에 우주만물의 근원됨을 실증할 만한 근거를 경험세계에서 찾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리에 대한 인식은 관념상에서만 구성될 수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리는 증험할 수 없게 되고, 공유가 불가능하게 되는데, 경험세계에서 증험과 공유가 불가능한 것은 학문으로서의 의미와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최한기가 리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리의 실재성을 비판한 것이 아니다. 그 역시 형체 없는 리의 존재는 인정한다. 그런데 리는 형체가 없기[無形] 때문에 존재 근원의 지위를 차지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에 의하면 리는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고, 기(氣) 속에 기와 함께 있다. 리는 기의 조리(條理)이다. 따라서 기를 통해서만 파악할 수 있다.
이로써 무형의 리를 존재 근거로 상정한 성리학의 오류와 폐단은 기가 존재근거의 지위를 획득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최한기의 기는 ‘유형(有形)의 운화(運化)하는 신기(神氣)’로 요약된다. 세계의 생성과 변화의 근원적 존재인 기는 끊임없이 운행[運]하고 변화[化]하는 속성을 내적 본질로 한다.
고정된 형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의 흐름 속에서 역동적으로 유행한다. 그런데 이 운화기는 기로서, 무형이 아니라 유형(有形)이다. 그래서 감각기관을 통해 인식이 가능하다.
천지에 운화하는 전체로서의 신기(神氣)는 그 자체로는 인간의 감각기관에 포착되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험을 넘어서 있는 것이 아니다.

최한기는 리를 대신하여 기를 세계의 존재근거로 파악하면서 성리학의 형이상학적 전제와 구도를 계승하고 있다. 그런데 기의 본질적인 속성은 유형이어서 감각기관을 통해 경험 가능하다.
형이상학적 전제가 경험세계의 대상이 된다는 명제는 모순적이다. 이 모순적 상황이 갖는 문제를 그는 ‘추측(推測)’이라는 인식론적 사유를 전개함으로써 해소하고자 한다.

본 발표논문에서는 최한기의 기학적 인식론이라고 할 수 있는 추측론을 검토하고자 한다.
추측이라고 하는 기학의 인식론적 사유는 실천적 행위가 이론적 구조의 구성요소로 내속됨은 물론, 유형의 실재와 상호 긴밀한 관계에 놓여 있다.
근원적 실재가 초월성을 갖는 리(理)가 아니라 경험세계의 구성적 기체(基體)인 기(氣)로 보는 기학적 관점에서,
형이상학적 실재는 변화의 흐름 속에 간단없이 유행하는 운화기의 존재형식에 의존하여 인간의 삶의 방식과 실천에 관여하는 양상을 전개한다.
기의 실재는 영원불변의 진리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기저에서 통일적 구심으로 자리하여 객관성을 보증해주는 역할, 즉 가치의 준적으로서 삶이 세계에 침투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끊임없이 운화기에 대한 지식을 추구해가는 것이다. 그것은 구체적인 사물세계에 대한 경험과학적 탐구방식을 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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