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학사상연구회

공지사항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제3회 소송학술상 수상작 및 심사결과 발표
심사위원회 2011.05.26 1037
                                          [공 고]                         


         


           제3회 소송(小松)학술상 심사결과 및 선정 이유 


 


 


 


 


 


     수상작 : 진은영,  <숭고의 윤리에서 미학의 정치로 ―자크 랑시에르의 미학의 정치>


                                                                                      (시대와 철학 2009년 가을호)


 


 


 


 


올해는 소송학술상 수상 제3회째를 맞이한다. 회를 거듭할수록 회원들의 학술적 연구수준이 날로 높아가고, 분야 또한 매우 다양해지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특히, 올해 한국연구재단이 20여종 이상의 국내 철학학술지 중에서 인용지수가 가장 높은 학술지로 [시대와 철학]을 선정하여 발표한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다. 어려운 연구여건에서도 높은 수준의 학술적 성취를 견지해온 회원 연구자 여러분들에게 무한한 존경과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이러한 발전된 모습들은 앞으로 수상작 선정과정에서 더욱 세분화된 선행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제3회 학술상 심사대상은 2년(2009-2010)동안 회원들이 출판한 책과 [시대와 철학]에 실린 논문이다. 책은 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들의 성과물만 심사 대상으로 잡았고, [시대와 철학]에 실린 논문은 회원 여부를 떠나서 심사를 진행하였다.


책과 논문을 모두 합하면 총 100여 편이 넘는 글들이 발표되었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동서양을 넘나드는 글들도 있고, 공동연구 성과물도 꽤 있어서 모아지는 주제 내지 유사한 내용의 글들도 발견된다. 개인 연구 가운데서는 한국의 시대 변화에 비추어서 미학과 정치 측면에서 관심사를 반영한 글들이 상당하고, 미학적 영역을 정치 철학적으로 발전시키려는 경향들이 나타난다.


 


좋은 논문들이 많아서 안타깝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정규직 교수, HK교수, 학술상 기수상자, 등의 글을 제외하고 난 뒤에, 동양철학 11편, 서양철학 24편을 최종 심사대상으로 압축했다.


 


심사위원 전원이 책과 논문을 모두 검토하여 일차 추천을 하였다. 추천 근거를 제시하고, 그 근거를 토론하는 가운데서 확실하게 의견이 모아지는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모두 학문적 수준이 높을 뿐만 아니라 우열 또한 가리기가 어려운 논문들이라서 논의를 심화시키는 과정이 필요했고, 최종 후보작으로 서양철학 4편(논문), 동양철학 2편(책)을 결정했다.


 


심사의 엄정성을 기하기 위해, 최종 후보작 6편을 모든 심사위원들이 다시 시간을 두고서 심독한 다음에 회의를 진행하였다. 최종 후보작으로 올리기 이전과 이후 사이에 평가가 달라지는 부분이 있는지를 숙지하면서 의견을 개진해 나갔다.


 


동양철학은 한국적 문제의식이 녹아 있으며, 직접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진전된 이론적 단계들을 잘 보여주는 글들이 많았기 때문에, 내용 면에서 선정의 어려움이 있었다. 동양철학에서 압축된 책 중에서 어떤 것은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서 쓴 것이 역력하고 유교를 여성주의와 연결하여 어떻게 하면 한국 사회에 토착화된 사상으로 전개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의식이 분명해서 좋았다. 어떤 것은 중국의 사회주의를 5.4 신문화 운동 이후로부터 쭉 정리한 점이 상당히 돋보였다. 그런 식으로 정리된 연구 성과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독특했으며 전체적으로 구성이 좋고 탄탄해서 반응이 좋았다.


 


서양철학은 미학과 정치라는 시대 분위기를 반영한 논문들이 많다 보니, 최종후보작으로 그와 관련된 글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각 논문은 마치 필자들이 글을 쓰기 전에 서로 합의를 보고서 내용을 구성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용적 역할 분담을 하고 있었으며, 각 측면을 골고루 나누어 연구하면서 창의적 주장을 전개해 나갔다. 서로 다른 필자의 글들 전체가 조화를 이루어서 논쟁사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것은 결국 최종 선정을 어렵게 하는 결정적 요인이 되기도 한다.


 


미학과 정치라는 차원에서 연구한 논문들에 대해 논의하면서, 칸트의 판단력비판과 거기에서 등장하는 상상력과 숭고의 문제, 특히 숭고 문제를 다루는 논문들이 부각되었다. 어떤 글은 체계 내적으로 칸트의 숭고를 독창적으로 해석하기 위해 다양한 입장을 사이사이에 소개하면서 연구자의 독창성을 드러내 보여주었고, 어떤 글은 숭고가 현대 철학, 프랑스 철학에서 어떤 논쟁의 흐름 속에서 정치적 의미를 살려내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정치적 의미를 살려내는 가운데서 고전과 현대를 잘 연계하고 있었고 논문의 긴장도도 있었다.


 


숭고와 관련된 현대적 논의를 하다 보니 랑시에르 같은 철학자에 대한 연구가 자연스럽게 요구된다. 그래서인지 랑시에르가 지닌 미학적 함의와 정치적 함의를 살피기 위해 랑시에르 철학에 대한 내재적 연구도 있었고, 유물론적 사고와 비교하는 연구도 있었다. 이 중에서 어떤 논문은 랑시에르 이론을 깔끔하고 단아하게 정리하여 전체 윤곽을 잘 그려내고 있었기 때문에 체계 내적 연구가 돋보였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단지 미학으로만 흐르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 국가 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세계화, FTA, 쟈스민 집회, 중동의 민주화 운동, 등을 염두에 둔다면, 전쟁과 평화에 대한 재고찰이 필요하다. 그래서인지 어떤 글은 그런 문제의식을 지니고서 국제연합과 세계국가의 관계 속에서 평화를 이룰 주체를 국가로 보아야 하는지, 개인으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담아내면서 전쟁과 평화의 문제를 연구의 깊이와 방대함을 보여주면서 전개해 나갔다.


 


칸트라든지, 헤겔이라든지, 랑시에르라든지처럼, 한 철학자를 체계 내적으로 분석하여 독창적 해석을 한 것들도 좋았지만, 내재적 분석에 기초하여 다른 철학자들 내지 연관된 논쟁적 흐름을 심도 있게 보여주는 것들도 좋았다. 각 연구자들이 부분적으로 현대적 논쟁의 흐름을 잘 보여주었는데, 숭고 논쟁의 흐름을 전개하면서 각 철학자를 내재적으로 분석하는 것의 의미와 사상적 지위를 드러내면서 화룡정점의 역할을 한다는 판단이 드는 논문이 있었다.


 


최종 수상작을 선정하는 마지막 단계에서 동양철학 한편, 서양철학 한편이 집중적으로 논의 되었다. 이 과정에서 동양철학은 책이고, 서양철학은 논문이라서 비교의 어려움이 문제로 제기되었다. 상식적으로 판단해도 책이 논문보다 몇 배의 공을 들인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책과 논문을 비교 평가해야할 것인지 마지막 단계에서 다시 논의되었다.


 


그래서 책의 전체 흐름과 논문을 비교하는 방법, 책의 한 장과 논문을 비교하는 방법 등, 다각적인 관점에서 논의가 이루어졌다. 그런데 마지막 단계에서 동양철학의 책은 학위 논문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보완이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학위 논문이 최근 2년 내 연구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이 심사제한사항으로 지적되면서 결국 한 편의 논문이 최종적으로 남게 되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처음 시작할 때부터 숭고에 대한 응용력이 높고 문장력과 고전해석력이 드러나고 자신의 입장이 무엇인지도 분명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논문이 최종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이에 따라 본 심사위원회는 [시대와 철학]  2009년 가을호에 실려 있는 진은영의 논문 <숭고의 윤리에서 미학의 정치로 ―자크 랑시에르의 미학의 정치>를 제3회 소송학술상 최종수상작으로 발표한다.


 


 


 


                                                        2011년 5월 26일


 


                                      제3회 소송학술상 심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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