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학사상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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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철학사 기획안
이병창 2013.02.03 529
한국 현대 철학사 기획안

(학술 1부 박영미 부장의 부탁으로 기획해 보았습니다. 여기 자유게시판에 올리는 이유는 이 기획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들어보기 위해서입니다.)



1)한국 철학의 제일 문제는 방향성이 없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외국철학 수입사이니까요. 그 방향성을 잡기 위해서는 우리 철학사에 대한 나름대로의 흐름을 잡아야 한다고 봅니다. 즉 철학의 역사적 의식 또는 자기의식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이번에 동녘에서 이런 한국 현대철학사를 기획한다니 좋은 기회라고 생각됩니다.



2)지금까지 한국 현대 철학의 자기의식을 확립하기 위한 여러 시도들이 있었습니다. 다 소중한 시도들이죠. 기억나는 대로 말하자면

우선 학진 등의 지원을 받아서 연구된 것들 대개는 외국철학이 한국에서 어떻게 수입, 전개되었는가 하는 역사에 관한 것들입니다. 대체로 본다면 단순한 자료 조사를 넘어선 것들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몇몇 개인적인 연구들이 있었습니다. 김재현 선생의 신남철 등 한국 철학사 연구, 이병수 외 여러 학자들의 박종홍 연구, 이규성의 일제 강점기 민족 사상사 연구, 위성복의 박치우 연구 등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함석헌 선생에 대한 연구들(이병창 외 여러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동양철학에 관해서도 몇몇 논문들이 있다는 것도 기억합니다. 그 가운데에는 한말 애국계몽사상이나 양명학(김수중 등)에 대한 연구, 불교개혁사상에 관한 연구 있습니다. 지금 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들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연구들에 관해서 평가해 본다면, 신남철, 박치우, 함석헌 등에 관해서는 상당히 깊은 연구가 이루어졌다고도 할 수 있으나, 이런 연구들은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역사적 자기의식이 결여되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보겠습니다.



3)현대철학사 기획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좀더 긴밀한 토론과 연구들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것을 전제로 제가 제안하고자 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기획입니다. 저는 동아대 철학과에서 오랫동안 한국현대 철학사를 강의했습니다. 이 제안은 그것을 바탕으로 합니다.

저의 원칙은 우선 철학을 사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 둘째 한 사람 개인에 대한 연구보다는 시대적인 정신의 차원에서 연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 셋째 가능하면 역사적 배경 위에서 그런 연구들의 의미를 포착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넷째 논문적인 서술보다는 좀 더 생동감이 있는 현장 중심의 서술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래에서 시대적인 정신의 흐름을 잡아 보았습니다.



(동학, 개화사상은 이미 역사쪽에서 많은 책이 나왔으니, 그 이후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즉 시대는 일제의 지배로부터 시작)



권1 일제 시대

1)일제시대 초기 신민주의 사상- 양명학, 애국 계몽사상, 초기 기독교와 연관성 속에서

2)민족 종교 사상-대종교, 증산도 등

4)불교 개혁 사상

5)개신유교의 흐름들

6)일제시대 마르크스주의 사상

-국내 마르크스주의 사상(조공을 중심으로)

-중국, 만주 지역 마르크스주의 사상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철학적 재해석(신남철, 박치우 등)

7)일제시대 좌우 합작 사상(김규식, 조소앙 등)

8)일제시대 모더니즘 사상(니체, 베르그송, 실존철학 등에 관한 연구들)



권 2 해방 이후

(45-전쟁까지는 일제 시대 사상과 연속성 하에 있으므로 그 속에 포함하여 다룬다)



1)전후 진보사상의 흐름(조봉암, 진보당을 중심으로)

2)전후 모더니즘의 흐름(시인 김수영을 비롯하여 그 외)

3전후 모더니즘의 새로운 발전

-60년대 실존주의 사상의 흐름-안병욱, 김형석 및 김붕구외 문학 쪽 평론

4)박종홍의 실용적 액티비즘-개발주의 사상

5)60년대 말 함석헌의 씨알 사상

6)70년대 초 아카데미즘의 등장

7)70년대 말 저항사상(해방신학 및 민중신학 외 제3세계론, 뉴레프트 사상)의 흐름,

8)불교및 유교의 흐름 속에서 일어난 민중적 종교 사상들

9)80년대 마르크스 주의 사상-NL PD 등 사상적 대립을 중심으로

10)80년대 말 김지하의 생명사상

11)90년대 포스트모더니즘의 사상



상당히 방대한 기획입니다. 이를 실제 실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중심 센터를 세울 필요가 있겠죠. 이를 위해서 분과나 학회를 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대중 강의나 심포등을 지속적으로 개최하면서 이를 채워나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장감 있는 서술을 위해서 철학사 기행을 조직하는 것도 한 수단이겠죠. 출판사에서 조금만 지원해 주면 차라리 이렇게 철학사 기행으로 서술하는 것이 상업성을 위해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제가 동아대에서 학생들과 20년간 함께 철학기행을 했었습니다, 정말 재미있더군요.) 위의 기획 중 상당수는 이를 담당할만한 적임자가 이미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으니 연구자를 발견하는 것도 긴급한 일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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