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학사상연구회

자유게시판
삼성동물원
류종렬 2011.03.26 1067


한국 경제는 ‘삼성 동물원’에 갇혀 있다



안 교수는 이런 구조를 동물원에 비유해가며 설명했다.

그는 “신생업체는 삼성이나 LG, SK 등 대기업에 납품하기 위해 불공정 독점 계약을 울며 겨자먹기로 맺으며, 그 순간부터 삼성 동물원, LG 동물원, SK 동물원에 갇히게 된다”면서 “결국 R&D 투자 등을 하지 못한 채 죽어야만 그 동물원에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동반성장의 초과이익공유제 보다 먼저 고쳐야한다는 취지로 안철수 카이스트 교수가 말한 것이다. \"불법부터 정리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을 만드는 게 우선순위가 아닐까요?\"



들뢰즈가 자본의 횡포를 야만이라고 한다. {안티외디푸스}에서 로마의 황제 중에 헬리오가발루스를 비추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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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같이 순수한 사람, 안철수 자유게시판

0 / 2011.03.22 16:31

하울(face1208) 고문 http://cafe.naver.com/anyangbike/16852

백합처럼 순수한 안철수

관훈토론, 국내 기업가정신 쇠퇴원인과 대응방안

최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초과이익공유제(이익공유제)와 관련해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도 한마디 보탰다.

안 교수는 22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포럼에서 “이익공유제는 결과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이보다도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대기업의 불법적인 부분을 논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미 결과로 도출된 이익의 공유에 대해 논하기 전에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이미 관행처럼 굳어진 각종 불공정거래 행태를 고치는 것이 상생을 위한 당면과제라는 것이다.

산업계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거래시 ‘가격 후려치기’ 등 납품 과정에서의 악습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납품하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계약을 맺는 사례가 많다.

안 교수는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관행이 국가경제에 악순환을 불러오고 있다”며 “결과도 논할 가치는 있지만 순서상으로는 현행 제도나 관행의 불법적 부분부터 일벌백계를 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이런 구조를 동물원에 비유해가며 설명했다.

그는 “신생업체는 삼성이나 LG, SK 등 대기업에 납품하기 위해 불공정 독점 계약을 울며 겨자먹기로 맺으며, 그 순간부터 삼성 동물원, LG 동물원, SK 동물원에 갇히게 된다”면서 “결국 R&D 투자 등을 하지 못한 채 죽어야만 그 동물원에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과 관련, 공정거래위원회와 같은 정부 감시기능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공정위 제소는 대기업과의 거래관계를 끊는다는 각오를 해야만 가능한데 실제 제소하더라도 공정위에서 고발권을 행사하는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 총수의 선심성 상생경영 발언 역시 실천으로 이어지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총수가 상생을 위해 1조원을 내놓는다고 선언해도 현업을 담당하는 팀원과 팀장, 임원이 인사고과 때문에 절대 움직이지 않는 구조에서는 상생이 불가능하다”면서 “인사평가시스템이 바뀌지 않으면 대기업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익공유제는 최근 정치권과 경제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도입을 주장한 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사회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자본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공산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를 모르겠다”며 강도높게 비판하며 논란이 후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이에 정운찬 위원장은 ‘색깔론’으로 매도하지 말라며 재반박하기도 했다.

또 이재오 특임장관은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동반성장, 이익이 예상보다 많이 생기면 중소기업에 기술개발비도 좀 지원해주고 중소기업도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상생하자는 것인데 무슨 교과서에 없느니 자제해달라느니 그것도 알만한 사람들이 왜 그러는지 참 알 수 없다”며 지지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출처] 백합같이 순수한 사람, 안철수 ((자전거)안양바이크) 작성자 하울



기사등록 : 2011-03-24 오후 07:51:27 기사수정 : 2011-03-25 오전 10:15:57

ⓒ 한겨레 (http://www.hani.co.kr).

[한홍구-서해성의 직설] “페이스북 저렇게 무방비로 놔둬도 됩니까”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가 정리하는 IT벤처산업의 오늘과 내일, 그리고 정의란 무엇인가

≫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는 “사명감 없는 이들이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운영하면 바이러스보다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제43화 ‘소셜 백신’을 찾아라

‘석좌교수’에 대한 오해부터 풀자.

그가 준 명함을 보며 상식적인 개념을 떠올렸다. ‘외부기금으로 초빙해 가끔 강의하는 사회 저명인사나 석학.’ 다시 말해 ‘한가한 타이틀’로 여기기 십상이다. 사실과 달랐다. 풀타임 정교수였다. 다만 연구비 보조를 받기에 ‘석좌교수’라고 붙였다고 한다. 그는 주민등록까지 대전으로 옮기고, 후배들을 위한 조언자로서 승부를 건다고 했다.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안철수(49) 석좌교수를 모셨다. 본인이 설립한 안철수연구소의 이사회 의장이기도 하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연구소 사무실엔 한 달에 딱 두번 올라온다. 그 날 중 하루를 골랐다. 1년에 쏟아지는 강연 요청이 3000여건에 이르는지라 직설 약속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100건 중 98건을 거절할 수밖에 없어 미안하다고 했다. 안철수 교수와 함께 한국 사회를 치유할 ‘소셜 백신’을 찾아보았다. 바이러스에 대한 개념에서부터 아작난 한국 아이티(IT)벤처산업의 현실, 소셜네트워크의 위험성을 거쳐 ‘정의란 무엇인가’에까지 이야기는 흘러갔다.

본문에 넣지는 못했지만, 그는 뜻밖에도 ‘386세대의 숙명’을 말했다. 에피소드도 하나 들려줬다. 1980년 서울대 의대에 입학하자마자 이념서클에 가입해 공부했다고 한다. 한데 고향인 부산에 잠깐 내려간 사이 휴교령이 떨어졌다. 그 탓에 한참을 서울에 못 올라왔고, 서울의 친구들과 ‘진도’(!) 차이가 나면서부터 끼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처음의 성향이 어디를 가겠냐”며 웃었다.

그처럼 성실하게 남의 말을 경청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 상대방이 이야기할 땐 약 5초 단위로 “네에… 네에… 네에” 하는 추임새를 이어나갔다. 그러곤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되받았다. 진행·정리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서해성(이하 서) 디지털 화타(옛 중국의 명의), 이제마, 허준 중에서 고른다면?

안철수(이하 안) 요즘 이런 느낌인데요. 혼자 열심히 공부하는데 뒤에서 웅성웅성 소리가 나서 돌아봤더니 사람들이 저를 쳐다보고 있는 거예요.(웃음). 부담스럽죠.

한홍구(이하 한) “얘가 전교 1등이래”라는.(웃음)

서, 대중적 관심에 대한 피로도 같은 거겠죠. 바이러스란 대체 무엇인가요?

안, 디지털 쓰레기죠. 자기만 쓰레기 행동을 하는 게 아니라 치우는 사람까지 끌어들여 뻥 하고 사라지는. 요즘은 돈벌이로도 하지만.

한, 구체적으로 어떻게 돈벌이가 되지요?

안, 예전에는 광고를 누르면 검색회사가 돈을 버는데, 요즘은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대리점’을 운영하거든요. 사용자 클릭을 가지고 오면 수수료를 더 주게 되어 있습니다. 아예 그런 프로그램들을 심어놓고 모으기도 해요. 중국 같은 데에 개인정보 암시장까지 생겼고요. 옛날엔 아마추어가 해킹을 취미로 하다가 관심이 없어지면 끝났는데, 요즘은 조직화됐죠. 러시아 마피아 같은 데서 돈을 대고 프로페셔널을 고용하고.

해커가 공격할 전기밥솥 또는 원전?

한, 요즘 보니 만약에 해커들이 원전을 공격대상으로 삼게 되면 더 치명적이 될 텐데, 바이러스의 장래는 어떻게 진화할까요?

안, 나중엔 전기밥솥 같은 것도 인터넷으로 연결될 텐데, 밥 태우는 바이러스가 나올 수 있죠.(웃음) 병원에 있는 환자의 심폐소생기구가 연결돼 있으면 사람도 죽일 수 있고요.

서, 정치적 의도를 가진 카슈미르나 팔레스타인 활동가들이 인도나 이스라엘 정부, 엠에스 서버를 공격하기도 하고, 사파티스타(멕시코 무장혁명단체)가 시아이에이(CIA)하고 해킹전쟁을 선언한다거나 하는, 약자의 정치적 제스처로서 바이러스 공격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디도스(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자로 북한을 지목하기도 하는데.

안, 인터넷이 가져다준 제일 큰 효과 중 하나가 슈퍼 인디비주얼의 등장 아니겠습니까? 그 사람들이 쓸 수 있는 부족한 리소스를 가지고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이겠지요. 그래서 오바마 정부도 백악관 내에 사이버 전쟁 담당 부서를 신설했고요.

한, 슈퍼 인디비주얼의 등장도 중요하지만, 국가도 무한감시가 가능해졌죠. 이런 변화는 민주주의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안, 인터넷도 21세기 와서 웹2.0이나 위키피디아로 넘어가면서 제대로 활용법을 찾은 거 같아요. 리비아나 이집트에서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은 결국 인터넷이 가진 풀 포텐셜(잠재력)을 발휘했기 때문이죠. 정보에 대한 억압이나 독점이 아니고 오히려 더 널리 퍼지는 거대한 흐름을 못 막을 것 같습니다.

서, 안철수연구소는 1995년에 생겼고, 웜 바이러스를 처음 퇴치(88년)한 걸로 치면 23년 되었는데, 정부로부터 물질적 지원 받은 적이 있는지요. 미국에서 ‘모리스 웜’ 바이러스가 네트워크 컴퓨터 6천여대를 감염시키자 펜타곤(국방부)이 대응했거든요. 한국에선 디지털 의사 안철수 혼자죠. 왜 그런 차이가 나는 걸까요?

안, 단 한번도 지원 받은 적이 없습니다. 이른바 우선순위에 밀렸겠죠.

한, 바이러스 감염으로 컴퓨터를 날려버린 경험을 지닌 정책결정권자들이 없어서?(웃음)

서, 개인병원 있다고 국가가 병원 안 짓는 격이죠. 정작 어려울 때 국가가 개인병원을 찾고.

한, 안 선생이 바이러스를 만든다면 가장 잘 만들 수 있을 텐데요. 모든 바이러스의 진화과정을 꿰고 있고, 어떻게 막는지도 잘 알 텐데.

안, 의사가 전념병 많이 돌면 좋겠다고 생각하면 안 되잖아요.(웃음) 그래서 돈벌이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쪽 분야에 들어오면 안 되죠. 그래도 억울하지 않은 게, 10년 전만 해도 보안 쪽 하는 회사가 200개도 넘었습니다. 지금은 10개도 안 남아 있어요. 흑색선전도 하고 그러다가 돈이 안 벌리니까 접고 나가더라고요.

서, 일본은 이런 기관이 있나요?

안, 국가기관 없고 민간업체 하나 있었는데 매카피(미국의 아이티회사)가 사버렸죠. 현재 백신회사가 없어요. 한국을 부러워하죠. 다행히 일본은 디도스 같은 사고가 난 적이 없지만, 그래서 더 두려워합니다. 디도스가 공격방향을 일본으로 틀면 당하게 되거든요.

서, 매카피가 안철수연구소도 팔라고 제안했던데.

안, 1천만달러. 그때 회사가 적자였거든요. 매출 20억원 정도. 지금은 총액 2천억원 정도 되죠.

서, 심리적으로 한국인들이 안철수연구소 때문에 안심하는 걸로 치면 가격이 더 크겠죠. “우리 동네 의사 있다”는 건 다른 거거든요.

안, 돈만 벌려고 했다면 무료로 백신 배포 안 했겠죠. 돈은 더 벌었겠지만 존중받는 기업이 됐을까 의문입니다.

다시 부는 세계적 IT붐…한국만 쏙 빠져

서, 같이 일하고 싶은 시이오(CEO) 1위잖아요. 이건희 회장이 2위.(웃음) 그나저나 한국이 여전히 아이티 강국입니까?

안, 아니죠. 소비강국입니다.(웃음) 이미 8년 전에 그렇게 말을 했죠.

한, 노무현 정부 때부터 내리막길로 들어갔다는 얘기네요.

안, 한국 아이티산업의 문제는 첫째 대기업 위주, 둘째 하드웨어 위주, 셋째 정부든 기업이든 초단기 목표를 향해서 나아가요.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수출액 비중이 너무 커서 그 회사가 기우뚱하면 한국 경제 자체가 충격파를 크게 받게 돼 있어요. 정부가 방조했죠.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튼튼히 해놓아야 대기업이 힘들어도 장기적으로 안정된 구조로 갈 수 있어요.

한, 동반성장위원회를 만들어 정운찬 전 총리를 위원장으로 앉혔잖아요(3월21일 사의 표명). 정 위원장이 초과이익공유제를 말하자 이건희 회장은 듣도 보도 못한 거라고 했잖아요.

안, 이 정부 초창기에 대기업들에 많은 지원을 하면서 일자리를 만들어달라고 기대했던 것 자체가 잘못된 거라고 봅니다. 대기업들은 글로벌 경쟁에 뛰어들면 가능하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고 효율성 높이는 쪽으로 가니까 일자리를 늘릴 수 없습니다. 동반성장 이야기는 3년쯤 늦은 거 같고요. 초과이익공유제라는 건 과실다툼이지 않습니까? 그 전에 불법부터 정리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을 만드는 게 우선순위가 아닐까요?

서, 아이티벤처 하면 거품이었다는 식의 인식이 많잖아요.

안, 아이티벤처 업계가 꼭 사업아이템만 벤처가 아니고 경영관행에서도 투명성을 보여줄 기회였는데 참 아쉽죠.

서, 10년 전처럼 벤처가 활동할 수 있는 토양이 다시 필요하기도 하지요.

안, 실리콘밸리로 대표되는 아이티 쪽 벤처에 새로 붐을 이루고 있습니다. 거품인가 아닌가 논쟁이 일 정도로 열풍이죠. 미국뿐 아니라 중국, 인도까지.

한, 새로운 사이클에서 핵심 영역이 뭔가요?

안, 모바일, 소셜(네트워크), (소셜)커머스, 클라우드(컴퓨팅), 네 가지가 서로 접목되면서 새 영역이 생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은 거기서 완전히 빠져 있어요.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대기업 위주 구조 때문에 한국만 철저히 소외된 갈라파고스 섬이 되고 있습니다. 대기업은 그동안 남이 해온 것 중 가능성이 검증된 분야만 빠른 속도로 쫓아가서 모방하는 식이었죠. 퍼스트 무버가 아니었던 겁니다. 이마저도 중국 추격으로 한계에 부닥쳤습니다.

한국 경제는 ‘삼성 동물원’에 갇혀 있다

한, 일본이 19세기 말부터 ‘레이트 커머’로서 쫓아가다 보니 어느새 1등 근처에 와서 쫓아갈 데가 없어지고 그 다음부터 헤매게 됐죠.

안, 이대로 가면 일본처럼 되는 것 같습니다. 이걸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 생태계를 형성해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겁니다.

서, 가령 페이스북이 싸이월드를 베껴갔다는 게 업계에 떠도는 이야긴데요, 이를 에스케이티(SKT)가 인수한 뒤 수백만명이 만들어내던 소셜 네트워크 기능은 거의 소멸돼 버렸죠. 페이스북 가격은 지금 헤아릴 수 없는 지경이지 않습니까?

안, 80조원.

서, 삼성은 애니콜 때문에 아이폰을 못 들어오게 했죠. 결국 3~4년 늦게 들어왔는데 다급해져서 베끼기 급급하고 있죠.

안, 삼성한테 독이 됐죠. 기득권이 과보호되면 기득권에도 치명적인 독이 되죠.

서, 아이폰에 맞서거나 뛰어넘는 기획을 했어야 하는데, 자기 시장방어에만 몰두한 거죠.

안, 미국의 예를 들면 포레스터가 생기고, 마이스페이스가 포레스터를 제치고 1위가 됐는데, 페이스북이 나오면서 1위가 바뀌었습니다. 절대강자 구글도 빙(마이크로소프트)이 위세를 떨치자 검색 알고리즘을 재정비하는 등 치열한 경쟁이거든요. 과보호석에서 그냥 편하게 1위 하는 게 아니고 실력으로 1위를 유지하죠. 그게 건강한 생태계입니다.

서, 사자가 쫓아오니까 100m를 9초에 달리는 격이죠.(웃음)

안, 한국에선 편하게 1위 하고, 이익 챙기고, 노력 안 하고, 몇 년 지나 외부에서 들어온 적 때문에 기반이 흔들려서 나라 전체가 살기 힘들어지는 구조가 반복되는데 참 안타깝습니다.

한, 빌 게이츠에게 “누가 경쟁자냐” 했더니 대기업보다는 허름한 차고에서 학교 중퇴하고 컴퓨터 뚝딱거리는 놈이라고.

안, 삼성이나 에스케이, 엘지는 자기들한테만 납품하도록 조건을 묶어버립니다. 한국 시장이 작다고 하는데, 아니에요. 세계에서 십몇 위 되는 시장을 가졌는데, 그중 일부인 삼성동물원에 갇혀 있으니까 너무 작아지는 겁니다. 크지도 못하고.

서, 한국의 기업들이 에버랜드에 갇혀 있는 거네요.

한, 의사, 컴퓨터 프로그래머, 기업경영자, 교수까지 정말 다양한 스펙을 쌓아왔습니다. 슈퍼엄친아로 하는 일마다 성공하면서 젊은이들의 롤모델이 되었는데, 스펙이란 무엇인가요?

안 대기업, 공공기관에서 스펙 보고 뽑으면 거기에 맞춰 청년들도 스펙 쌓게 돼 있죠. 젊은 사람들이 안정을 추구하게 된 것은 사회의 인센티브 시스템을 반영하기 때문인 것 같구요. 요즘 청년들이 도전정신 없지 않아요. 사회구조가 이들을 더 보수적으로 만드는 거죠. 우리 사회의 커다란 인센티브 시스템을 고쳐야죠.

서, 스펙이라는 게 창의성 가지는 걸 일정하게 일탈적으로 여기도록 만들어버리는 거죠. 시장논리(스펙)에 포섭된 청년들이란 자본의 예비사병 같은 거죠. 근데 국방부와 아이티의 공통점이 뭔지 아십니까?

안, 글쎄요?

서, 국방부에는 엔에스시(NSC)가 없고, 아이티에는 정보통신부가 없습니다. (웃음) 둘 다 컨트롤타워가 없어요. 엠비 정부 들어 정통부가 여러 부처로 쪼개졌죠. 안 선생은 ‘잃어버린 3년’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죠.

안, 아이폰 출시(2007)되고 3년 동안 완전히 흐름에 뒤처졌거든요. 곧 아이패드로 연타를 맞아 재기불능 상태에 빠졌죠. 또 하나는 세계적인 아이티 벤처 붐이 불면서 매출 10조 이상 되는 회사가 3년 만에 여러 개 탄생했는데, 거기서 한국이 소외된 거죠.

한, 어떻게 해야 전망이 있습니까?

안, 기본적으로 벤처 창업이 성공 확률이 높고, 창업에서 실패하더라도 재기할 기회가 주어지는 인프라가 갖춰져야죠. 정부 내에서 이게 내 일이라고 여기고 쫓아가는 데가 없으니 아까 말한 세계적 흐름을 몰랐던 거구요.

서, 소셜네트워크에 대한 평가가 다양합니다. 트위터에서 어젠다 세팅의 일방성도 그렇지만, 상품화와 맞물려 있어서 우려되는 면이 큰데요.

안, 인류 역사상 불가능했던 타깃 마케팅이 열추적 미사일처럼(웃음) 정확하게 원하는 사람에게 광고를 밀어넣을 수 있게 됐죠. 페이스북이 더 무섭죠. 물어보지도 않은 개인정보를 다 쏟아내니까. 정확하게 한 사람에게 가는 타깃 마케팅이 가능해졌어요. 굉장히 위험하죠.

서, 자본이 개인의 소비는 물론 취향을 탐색·축적하고, 프라이버시까지 침해하면서 상품 판촉을 하는 거죠. 기계문명의 그늘이 짙은데… 디지털 섀도라고나 할까.

중앙정보부와 빅브라더보다 더 위험한…

안, 기업은 이익을 내는 쪽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데 아직 페이스북이 자기가 가진 포텐샬을 일부밖에 못 쓰고 있지만 세계 인구 10분의 1(6억)이 가입돼 있거든요. 이렇게 무방비 상태로 계속 한 사기업의 양심에 맡기고 내버려둘 거냐,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숙제 중 하나죠.

한, 옛날 중앙정보부가 정보가 많았다지만 평시에는 알고 있는 게 많지 않더라고요.(웃음) 일이 터졌을 때 뭐든지 알아낼 수 있는 능력이 있겠지만. <1984>의 빅브라더 같은 경우도 열심히 노력해서 들여다봐야 정보를 알 수 있잖아요?(웃음)

안, 이건 자진해서 내주는 거죠. 그 대책에 관한 논의가 외국에선 되고 있죠.

한, 국가가 개인 신상정보를 가장 많이 알고 있는 나라가 한국이죠. 흔히 이북이 밤낮 들여다보고 감시하는 걸로 알지만 이산가족 찾기 명단 교류하면 북쪽은 비교도 안 되게 느려요.

서, 주민등록증은 세계 최악의 신분증이죠. 2차대전 때 영국이나 프랑코 독재 때 에스파냐 수준이죠. 얼마 전에는 혈액형을 넣자는 말도 돌았고. 페이스북은 그에 비길 바가 아니죠.

안, 사명감 없는 이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운영하면 바이러스보다 부작용이 더 클 겁니다.

서, 페이스북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시장국가가 출현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가 어려워요. 그물국가, 초상업적인 그물국가, 자본과 네트워크를 쥔 세력이 이를 먹어치우게 되는 거죠. 이에 대응하는 국제협약 같은 게 필요한 시점이죠.

안. 95년에 낸 수필집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정보화시대 윤리를 가르쳐야 한다”고 썼어요. 아직도 그 윤리 도입이 안되고 있지만.

서, 인터넷상 프라이버시나 정보침해는 거리에서 침 뱉는 것보다 더 위험할 수 있죠. 최고의 바이러스 전문가로서 한국 사회에 가장 필요한 백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소셜 백신!

안, 추상적으로 말씀드리면 정의죠. 역시 정의로운 사회가 젤 중요한 거 같아요.

한. 정의가 뭡니까?

안. 상식적으로 보면 힘없는 자 편에 서는 게 한국 사회 정의 같거든요. 강한 사람들은 국가 필요 없잖습니까?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약한 사람 보호하는 건데요. 안 그러면 약육강식 동물사회랑 똑같죠.

서, 두번째 백신은 뭡니까?

안, 계속 그, 그 그거.(웃음) 두번째, 세번째도 정의!

■ 직설잔설

바이러스와 그물국가

1990년대 초반 시인 최영미는 “컴퓨터와 ㅆ입하고 싶다”고 했다. 기계의 물성에 압도당할 물질사회에 대한 통렬한 자각과 선언은 대중적 현기증을 불러일으켰다. 80년대와 청춘의 종언만이 아니라 그 잔치의 끝은 아날로그 사회의 종언이기도 했다. 한국 사회는 빠르게 디지털 사회로 돌입하고 있었다. 아이비엠(IBM)의 굳은모와 엠에스(MS)의 무른모 논리가 결합하여 지배하는 사회는 곧 보이지 않는 그물로 연결되었다. 자연생태계를 흉내 내듯 컴퓨터 바이러스는 그 망을 타고 흘러들었다.

한국에서 바이러스가 처음 나타난 게 88년이란 건 우연만은 아니다. 그해 여름 열린 올림픽을 기점으로 한국(인)은 ‘국제화’되었고, 본격적 소비자로 등장했다. 오늘날 늘 입초시에 올리곤 하는 세계화 혹은 글로벌화를 가속적으로 촉진해온 매개는 바로 이 기계, 컴퓨터다. 금융자본은 이들 선로를 타고 옮겨 다니며 국경 없는 약탈을 감행하고 있다.

기계와 기계의 일부가 된 인간을 좀먹는 바이러스는 금융자본의 욕망구조와 다분히 닮았다. 인간성의 부트섹터(boot sector)를 파먹더니, 파일에 더부살이로 기생하고, 메모리에 들어앉거나, 트로이 목마가 되어 정보를 빼가고, 이윽고 분노를 표현할 참이면 존재가 없는 양 스스로를 은폐한다. 시스템을 파괴하는 데 이르면 자본의 미래를 생생히 보는 듯하다. 걸핏하면 나타나는 금융위기란 생산성 없는 \산업\의 엽기적 본질이다. 금융은 마침내 제 살을 먹어치우기에 이르렀다.

오늘날 우리는 디지털 감시 사회라는 \흐린 감방\ 속에 살고 있다. 쇠창살은 가까이 다가갈수록 희미해지는 법이다. 감시의 일상화가 가져다주는 마비상태는 정점으로 치달아가고 있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사적 관계와 취향, 내면까지 노출된 개인들을 하나로 묶은 \그물국가\는 이미 출현했다. 소셜 커머스는 중간과정 없이 자본이 개인을 직접 수탈하는 새로운 형태의 공격적 시장이다. 자본의 끈끈한 거미줄을 찢고 이에 맞서는 \인터내셔널\(시민연대)한 그물을 짜야 할 때다. 서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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