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학사상연구회

자유게시판
진보평론 39호(2009년 봄호)를 발간했습니다.
진보평론 2009.03.09 1354
해방의 기획으로
진보의 새 장을 열기 위하여

계간 진보평론
39호(2009년 봄호)를 발간했습니다

올해로 전교조가 결성된 지 20년이 되었다. 1,500명이나 되는 교사들이 해직되는 극단적 사태를 겪으면서까지 노태우 정권의 가혹한 탄압으로부터 전교조를 지켜냈던 그 믿기 어려운 신화적인 사건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전교조의 결성은 한국의 교육 및 사회 민주화의 역사에 길이 남을 사건이기도 하지만, 1,500명 교사의 신화가 있기에 우리에게는 늘 감동으로 다가온다. “민족·민주·인간화”를 기본골자로 하는 ‘참교육’을 목표로 해온 전교조는 그동안 교육 및 사회의 민주화와 관련하여 많은 기여를 해왔다. 그런 전교조가 이제 20주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 20주년을 축하하고 있을 분위기가 아니다. 이명박 보수우파 정권은 집권하자마자 전방위적으로 ‘전교조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 그리고 전교조는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정파 갈등, 이미지 실추, 조합원 감소 등으로 내부적으로 위기 상황에 처해있다. 전교조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바람에 대해 그런 것을 기대하는 것은 헛수고라는 얘기를 주변에서 들을 때마다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이번 진보평론 39호의 특집은 전교조로 잡았다. 특집 주제를 전교조로 잡은 것은 전교조 결성 20주년이라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보수우파세력의 ‘전교조 죽이기’에 맞서 사회진보세력과 연대하여 전교조가 어떤 식으로 싸워나갈 수 있는지 그 길을 찾아보려는 데에 있다. ‘전교조’는 80년대 한국사회의 민주화 과정 속에서 결성된 여러 사회조직 가운데 가장 큰 상징성이 부여된 조직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교조에 거는 기대는 다른 조직에 비해 더 크다. 또한 온갖 파행과 왜곡으로 찌들어있는 교육을 바로 잡기를 바라기 때문에 국민이 전교조에 거는 기대와 열망은 남다르다. 그래서 푸념과 비난을 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우리는 어떻게든 전교조를 살려야 한다. 무엇보다도 전교조 스스로가 분골쇄신하는 마음으로 온 국민이 바라는 그런 참교육 전교조로 거듭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한국사회는 근본적으로 혁신되어야 할 문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하게 곪아 있는 문제가 교육이다. 어느 문제보다도 교육에는 혁명이 필요하다. 한국의 교육은 말 그대로 지옥이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한국의 청소년들은 공부를 한다.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중학교, 고등학교를 ‘딴짓’하지 않고 오로지 공부, 또 공부에 몰두해야 한다. 대학에 들어가선 취직을 하기 위해 공부다운 공부가 아닌 취업공부를 해야 한다. 전적으로 비효율적이고 낭비적인 공부다. 이 낭비적인 공부를 위해 한국의 청소년들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고 청춘을 날려야 한다. 낭비는 시간과 청춘만이 아니다. 사교육비 때문에 돈 낭비 또한 어마어마하다. 공교육은 교육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사교육만 날로 번성해 간다. 어쩔 수 없이 지출해야만 하는 사교육비 때문에 국민은 그만큼 경제적으로 힘든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시간적으로나 재정적으로나 비효율적이고 낭비적인 한국의 교육은 근본적으로 잘못되어 있다. 중등학교 공교육 활성화, 사교육 축소, 대학입시제도와 대학개혁 등에 대해 근본적으로 혁신적인 정책을 마련하고, 이에 따라 교육혁명운동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이제 전교조는 교육정책을 담당하는 전문적인 집단으로서, 교육혁명운동을 주도하는 주체로서 거듭나야 한다. 지난 20년 동안 교직원의 노동조합으로서 전교조는 교육정책을 담당하는 교직원의 전문교육운동보다는 노동조합으로서의 노동운동에 더 많이 치중해 왔다. 이로 인해 전교조는 20년이나 되는 긴 시간 동안 참교육이념을 구현하는 구체적인 교육정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였다.

전국적 일제고사가 성적조작 등의 파행으로 치달아도 이 정부는 반성할 줄을 모른다. 조만간 시도 단위의 일제고사를 다시 강행한다고 한다. 서열화의 끝이 두려울 뿐이다. 이제 전교조는 이명박 정부 하에서 더 노골화되고 있는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으로 인해 ‘인간을 위한’ 교육으로부터 멀어져가는 교육을 살리는 데에 앞장서야 한다. 이것이 학생, 학부모, 교사, 그리고 온 국민이 전교조에게 바라는 것이며, 전교조가 처해 있는 위기로부터 벗어나는 길일 것이다. 이번 진보평론 글들이 전교조와 관련된 모든 주제와 문제를 담아내지 못했지만 전교조를 내부로부터 비판하고, 전교조에 희망을 전하는, 그리고 정책을 비판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글들을 통해 많은 시사점을 담고 있다고 판단된다. 아쉽지만,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새로운 교육정책을 마련하려는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 목차 ◈

진보평론 39호(2009년 봄호) 목차
편집자의글  내 사랑 전교조여 한반도에 물결쳐라!
특 집    전󰋲교󰋲조, 20년
◇ 특집Ⅰ 전교조 20년의 역사, 그리고 평가
* 위기의 전교조와 그 희망의 싹: 내부로부터의 도전(권재원)
* 전교조 의식화교육의 실체, 참교육실천운동(진영효)
◇ 특집Ⅱ 전교조 정책 평가를 넘어 대안을 찾아
* 전교조 20년 - 참교육에 거는 기대(이윤미)
* 교육운동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제언(심광현)
* 영어교육정책의 문제점과 전교조의 대응 그리고 그 보완방안(박거용)
* 전교조의 대학입시정책(정진상)
◇ 특집Ⅲ 전교조에 바란다
* 형식적 차이를 넘어 공동투쟁을 전개하자(노명우)
* 중학생 인권활동가가 본 전교조 이야기(진주명)
* 1989년의 기억과 전교조(양돌규)
◇ 시평 공황이론의 확대와 심화에 노력하자(김수행)
◇ 정세 이명박정부의 속도전과 진보진영의 대응(손호철)
◇ 초점 용산사태를 계기로 살펴본 철거민운동(최인기)
◇ 국제 가자학살, 하지만 투쟁은 계속된다(미  니)
◇ 일반논문
*  환호와 위기 속에서 전개되는 베네수엘라 혁명, 그 성격과 함의(조희연)
* ‘괴물(음식)’, ‘촛불소녀’ 그리고 사이보그(추주희)
*  ‘민주노총 산별노조 건설운동’의 발전전략에 대한 시론적 대안모색(김영수)
◇ 기획번역 당신의 목표는 임금노동의 노예?: 라이너 로트의 ‘조건 없는 기본소득’ 비판에 대한 반비판(로날트 블라쉬케(Ronald laschke))
◇ 르포 외면당한 말들: 철거용역 폭력 피해자 증언(박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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