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학사상연구회

자유게시판
[김원열의 철학산책] 철학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김원열 2010.03.27 1418

[김원열의 철학산책] 철학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여러분, 안녕하세요? <진보정치>에 글을 쓰게 된 김원열입니다. 이 공간에서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매우 반갑습니다. 앞으로 여러분과 함께 즐겁게 만나며 서로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처음 원고를 부탁 받았을 때 여러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우선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일반적인 대중매체와 달리 <진보정치>의 독자는 모순으로 가득 찬 이 세상을 지금보다 좋은 세상으로 만들고자 애쓰는 사람들입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 소중한 사람들에게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이리저리 생각을 거듭해봤지만 간단히 정리되지는 않았습니다.





바쁠 때는 생각할 겨를이 없다가 최근 모처럼 산책하게 되니 앞으로 쓸 글의 주제에 대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습니다. 철학 개념, 철학의 역사, 철학자의 삶과 철학, 철학의 고전 등등이 그것이었죠. 그런데 이러한 것들은 대부분 과거를 향하고 있기에 ‘지금’의 문제의식과는 일정한 거리가 있어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또한 과거 철학자가 살았던 사회와 ‘이곳’은 분명히 구조적으로 차이가 있기에 흥미를 느끼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시간으로는 과거나 미래가 아닌 ‘지금’, 공간으로는 저곳이 아닌 ‘이곳’을 기초로 이야기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첫 번째 이야기가 철학에 대한 것입니다.





여러분! 철학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흔히 사람들은 철학을 어렵다고 하죠. 뭔 소린지 알아듣기 어려우니까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그렇다고 철학을 어렵게 여기는 사람에게 책임이 있는 건 아닙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많은 철학이 현실의 중요한 문제와 상관없이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죠. 그것을 아무리 그럴 듯하게 포장을 해도 결국은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어떤 철학을 들어도 모르겠고 읽어도 이해할 수 없다면 이제부터는 자신의 머리를 탓하지 않아도 됩니다. 철학에 대한 설명은 다양하게 있지만 적어도 철학이 혼자만 주절거리는 독백이나 종교집회의 열광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더군다나 마치 수입 소매상처럼 낯선 외국 철학을 팔아먹는 것은 결코 철학이라고 할 수 없죠. 이러한 것들은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사회적 실천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거나 심지어는 방해가 되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철학이 아닙니다.





만약 우리 생활의 문제와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면 그 철학은 쉽게 이해될 수 있고,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실천에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철학은 실천의 과정에서 사회의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철학이 사회 철학이죠.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사회 철학은 사회의 모순을 대상으로 연구해서 모순의 본질을 규명하고 그 모순을 해결할 구체적인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실천의 철학입니다. 그래서 사회 철학이라는 것은 우리의 생활 과정에서 부딪히는 삶의 모순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사회 변혁운동과 필연적으로 연관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은 현재 삶에 만족할 수도 있고 만족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생활 속에서 만족은 일시적이고, 불만족은 항상 존재합니다. 살아있기에, 욕망이 있기에 죽을 때까지 만족할 수 없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당장은 만족이나 행복을 느낀다고 해도, 그가 살아있는 한 사회적 모순으로 언제 불만과 불행으로 바뀔지 모릅니다. 아무리 애쓰며 일해도, 온갖 시도를 다 해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은 확실히 사회구조의 모순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개인의 삶은 사회적 모순 속에서 수많은 문제에 부딪히게 됩니다. 내가 살아가는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부딪히는 문제는 사회의 모순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이 사회의 모순을 구체적으로 해결하려는 실천 중심의 철학이 바로 사회 철학입니다. 앞으로 이 사회 철학의 주제를 중심으로 여러분과 함께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글을 맺으며 이런 생각이 듭니다. 흔히 지식인이 쓰는 문어체는 평상시 우리가 쓰는 말과는 상당히 다릅니다. 이러다보니 소통에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서로 소통될 수 없는 문어체는 사실 죽은 언어에 불과합니다. 이에 비해 끊임없는 실천과 비판적 성찰 속에서 형성되는 구어체는 살아있는 언어 그 자체입니다. 이곳에서는 구어체로 마치 말하듯이 글을 쓸 예정이니 여러분의 지극한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희망합니다.





<진보정치 460호>

0 개의 댓글
(댓글을 남기시려면 사이트에 로그인 해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