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학사상연구회

자유게시판
에이~ 이명박 정부 이 빵꾸똥꾸야!
강경표 2009.12.24 1469
이명박 정부가 가장 무서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명박 정부는 용산시민을 무서워 하지도 않으며, 충청도민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국민을 무서워 하지도 않는다. 무시하고 억압하면 그만이다. 그래도 안되면 밥줄을 끊으면 된다.

이명박 정부의 표현을 빌리면 소고기 파동 때도 아이들의 핸드폰문자가 문제였단다. 신종플루 괴담도 아이들이 만들어 낸 것이란다. 사회적 파장이 있을 법한 것들을 슬쩍 아이들을 핑계삼아 넘어가 버리면 그만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이들의 재빠른 문자질과, 컴퓨터 채팅의 위대한 능력이 이명박 정부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아이들도 반대 여론의 한 몫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도 이제는 규제와 제재의 대상이다.

그런데 아이들을 직접적으로 규제할 수는 없다. 아이들이니까... 그래서.. 그들의 교과서를 바꾼단다. 밥줄을 끊을 수도 없다. 애덜의 밥줄은 부모들이 쥐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은 더더욱 무섭다.  


\"빵꾸똥꾸야!\"

한 방송사의 시트콤 유행어가 또 문제가 됐다. 내 조카만한 아이가 방송에서 하는 말이 방송법 제100조 1항을 위반했단다.

사실 방송법 100조 1항은 별 의미가 없다. 33조 심의 규정을 위반 했을 경우 제재조치를 취하라는 것이 그 내용이다. 그렇다면 33조의 내용은 무엇일까?

1. 헌법의 민주적 기본질서의 유지와 인권존중에 관한 사항
2. 건전한 가정생활 보호에 관한 사항
3. 아동 및 청소년의 보호와 건전한 인격형성에 관한 사항
4. 공중도덕과 사회윤리에 관한 사항
5. 양성평등에 관한 사항
6. 국제적 우의 증진에 관한 사항
7. 장애인등 방송소외계층의 권익증진에 관한 사항
8. 민족문화의 창달과 민족의 주체성 함양에 관한 사항
9. 보도·논평의 공정성·공공성에 관한 사항
10. 언어순화에 관한 사항
11. 자연환경 보호에 관한 사항
12. 건전한 소비생활 및 시청자의 권익보호에 관한 사항
13. 법령에 따라 방송광고가 금지되는 품목이나 내용에 관한 사항
14. 방송광고 내용의 공정성·공익성에 관한 사항
15. 기타 이 법의 규정에 의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업무에 관한 사항

\"빵꾸똥꾸야!\" 도무지 뜻을 알 수 없는 이 단어는 당연히 국어사전에도 없다. (헉! 감히 공중파방송에서 국어 사전에도 없는 단어를 사용하다니...당연히 처벌해야쥐~ㅎ)

그런데 문제는 사전에도 없고... 뜻도 알길없는 이 단어를 처벌할 조항이 애매하다는 것이다. 33조 심의규정을 잘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방통위의 말을 이렇다. \"해리가 어른들에게 폭력적인 언행을 사용하는 모습이 필요 이상으로 장기간 반복적으로 묘사됐으며, 다른 어린이 시청자들의 모방 가능성을 불러와 올바른 가치관과 행동양식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정리를 하면 (1) 폭력적인 언행, (2) 어린이들의 모방가능성, (3) 올바른 가치관과 행동양식 훼손으로 압축할 수 있다. 그리고 억지 춘향식으로 맞춰보면 (1)은 33조 10항 위반, (2)는 33조 3항 위반, (3) 33조 2항과 4항을 위반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 \"빵꾸똥꾸야\" 라는 단어가 사전에도 없고,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비속어, 은어도 아닌 이상 그 뜻을 폭력적이라고 규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추측해 보건데... 방귀(구)와 똥꼬의 합성어 쯤으로 보이는 이 단어를 폭력적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까? 똥꼬는 국어사전에 \"항문(똥구멍)을 귀엽게 표현한 말\"이라고 나온다. 그러나 분명 \뭔가 싫은 것(존재)\를 지칭하는 말임에는 틀림 없는 것 같다.

어린이들의 모방가능성 문제 또한 그렇다. 내 생각에는 \"빵꾸똥꾸\"라는 말을 하는 것이 심각한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다시 말해 범죄는 아니라는 것이다. 유행어정도 따라하는 것을 모방가능성 문제로 따진다면... 후후

올바른 가치관 문제는 철학적으로도 해결 안된 문제라... 그냥 논의를 접는다. 그런데... 이렇게 말할 수는 있다... \"니들이 말하는 도대체 올바른 가치관이라는 것이 뭐야... 올바른 행동양식은 또 뭐고... 빵꾸똥꾸야라는 말이 그정도로 심각한 말이었어~ 웃자고 하는 말에 정말 죽자고 덤비네...\"

사실 내 생각에는 이명박 정부의 두려움은 다른 곳에 있다. 아이들의 무서움을 잘 아는 이명박 정부는  아이가 내뱉은 말 한마디도 사회적 파장 능력이 있다면... 제재를 하고픈 것이다.

또 다른 측면으로 접근해보면, 어른(정부 또는 이명박)에게 까불지말아야 하는 아이들(국민)이 그런 말을 어려서부터 배운다면... 이것들이 계속해서 버릇없이 개갤 것 아닌가! 싹부터 잘라야 문제가 해결된다는 방식이다. 그래서 도덕/사회/역사 교과서도 친정부적으로 바꾸신단다.

그런데... 아이들의 눈으로 돌아가 보면...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어라고 하는 것은 정말 금방 나타났다 사라진다. 애덜이 얼마나 유행에 민감한데... 유행어는 유행어일 뿐인 것이다. 뜻도 없는 유행어는 더더욱 그렇다.

방송이 아이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분명 적절한 규제는 있어야 한다. 내 생각이지만... 섹시코드로 무장한 언니 오빠들을 내 세운...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무한 신뢰의 꿈들이 난무하는 방송들이 규제 1순위가 아닐까....?  2순위는 \"개족보를 가진 소위 막장드라마라고 하는 것들.. 그냥 내 생각일 뿐이다.

나는 우리의 아이들이 방송을 통해 산타할아버지가 아닌 섹시(?)한 허벅지를 가진 아홉명의 소녀들에게 소원을 말해야 하는 현실과 타고르의 \동방의 타오르는 등불\을 남녀간의 사랑으로 승화시킨(?) 오인방의 남성들에게 사랑의 개념을 배우는 아이들의 현실이 더 무섭다.


혹시 오늘 아침 아이가 아빠나 엄마한테...\"빵꾸똥꾸야\라고 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 주자...나도 믿지는 않지만 산타할아버지 오시는 날이니까...(내 조카는 오늘 하루가 즐겁단다). 그리고 우리 아이가 뭐가 불만이라 그런말을 했을까생각해보자...아이들도 불만은 있다. 자신의 생각과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험한말(?)도 할 수 있다. 적절한 당근과 채찍이 필요하지만 오늘만은 당근을 주자!

에이~ 이명박 이 \"빵꾸똥꾸\"  정부야! 제발 소심하게 그러지좀 말아라! 크리스마스 소원이다. 그리고 국민의 말에 귀좀 기울여라!

<간만에 글 올립니다. 모두들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애덜 명절이라고 생각하시고... 즐거운 크리스마스와 연휴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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