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학사상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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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가 짱이다!
강경표 2010.03.22 1859
나는 \동아일보\를 사랑하는 소년이었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구독하게된 \동아일보\이지만 지금은 \동아일보\가 없으면 삶이 불편하다. \동아일보\는 내 삶의 시작이자, 가장 유치한 글읽기와 글쓰기의 시작이다.

나와 비슷한 세대의 경험이겠지만, 신문사설을 스크립해서 한자를 익히는 숙제를 중고등학교 때 매일 해야만 했다.

나의 \동아일보\ 읽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조선일보\는 한자가 너무 많았다. 그래서 숙제하기가 힘들었다. 적당한 한자를 포함하고 있는 \동아일보\가 숙제에는 \짱\이었다.

당시 \한겨레\이라고 하는 한자가 전혀 없는 신문이 생겨났는데, 한자가 없다보니 숙제용으로는 너무 부적합했다.
중학생 시절 한겨레 신문을 오려와 \"한자가 없어서 숙제를 할 수가 없었다\"는 머리 좋은 핑계를 댄 친구가 있었는데, 선생님은 한글로 표기된 한자어를 찾아 한자로 바꿔오라고 하셨다.
언제나 \뛰는 놈위에는 나는 놈\이 있다. 그리고 나의 \한겨레\ 읽기는 그렇게 처음 좌절되고 말았다.

\동아일보\
동아일보는 당시 나에게는 참 좋은 신문이었다. 적당한 한자, 부담없는 숙제... 그것이야 말로 최고가 아닌던가!

그런데 적당한 분량의 한자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 나는 그만 내 인생 최대의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아침마다 \큰일\을 보면서 숙제를 하게된 것이다.

신문을 들고 샤프를 챙긴다. 화장실로 간다. 앉는다. 신문을 핀다. 숙제를 한다. 거의 6년이라는 시간을 그렇게 보냈다. 그것도 매일...

무서운 습관이 생긴 것이다.
지금은 이렇다. 신문을 들고 담배를 챙긴다. 앉는다. 신문을 핀다. 신문을 읽는다. 바뀐건 샤프가 담배로, 숙제가 읽기로 변한 것 뿐이다.

몇몇 우리집을 찾아왔던 지인들이 \동아일보\를 본다고 적잖은 핀잔을 줬다. 그래서 잠시, 아주 잠시 \한겨레\를 봤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활자 중독\
한겨레의 활자는 눈에 익숙하지 못했다. 활자에 신경쓰느라 가장 중요한 \큰일\일 보지 못한다. 너무나 오랜 시간을 \동아일보\와 함께 한 것이다.

\동아일보\를 안 볼 생각으로 책을 들고 화장실에 가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가 또 생겼다. 신문을 피면 신문의 넉넉한 크기에 다리를 편안하게 하고, 부드럽게 큰일을 볼 수가 있는데...책은 크기가 작아서 다리에 힘을 주게된다는 것이다...

아! 이런 젠장...\동아일보\
그래 동아일보가 \짱\이다. 넉넉한 크기, 익숙한 활자, 거기에 너무나 유치하고 즐거운 글들... 화장실에서 이만하면 된 것 아닌가! 원래 \볼일\은 따로 있으니...

\동아일보\는 참으로 쓸만한 신문이다. 우리집에는 나 말고도 \동아일보\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

\고은이\
우리집 개다. 내가 읽고 난 신문은 고은이가 \작은 일\을 보는데 사용한다. 우리 고은이도 알고 있는 것 같다. 동아일보가 \볼일\ 볼 때는 최고라는 사실을...

값도 저렴하다.
3년을 보면 1년에 18만원짜리를 12만원에 해준다. 거기에 선물까지...이정도면 \동아일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또 하나의 장점을 말하자면... 아무리 읽어도 기억에 남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아마 이것이 가장 중요한 사실일 것이다. \정보의 홍수\ 사회에서 그 기능을 최소화한 신문... 글읽기의 두려움을 한방에 날려주는 \동아일보\

동아일보의 애독자가 아니라면 모를 것이다. 동아일보에서 가장 중요한 기사는 \오늘의 운세\라는 사실을...
잘 맞는다... 동아일보 \오늘의 운세\
거기에 허작가님의 관상에 관한 만화까지... 정말 환상의 짝궁이다....

어머니께서 말씀하신다... \"관상을 보면 경표도 이제 성공할 때가 된것 같은데....\"
이것이 동아일보가 우리 어머니께 준 최고의 정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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