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학사상연구회

자유게시판
성명서 참여와 지원을 요청합니다.
전국철학자네트워크 2006.09.11 3036
안녕하세요, 전국철학자네트워크(Philosophical Engagement Network)입니다.

지난 5일, 신 우익을 표방하는 <선진화국민회의>는 각 학계에서 특정한 정치적 입장을 가진 학자들의 주도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추진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약 700여명의 이름으로 발표한 바 있으며, 이 일을 기화로 일부 보수 언론들은 국민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서명운동을 주도한 학자들 가운데에는 철학계의 전현직 회장 9명(김태길, 이명현, 이석희, 박영식, 이영호, 이초식, 차인석, 김여수, 이한구)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은 한국철학회의 전현직 회장 직함을 가지고 서명운동을 이끌었습니다.

더 나아가 이한구 현 회장은 조선일보에, 이명현 전 회장은 중앙일보에 인터뷰까지 하면서 적극적으로 작통권 환수에 대한 반대퓨潁?표명하였습니다. 개인의 의견을 말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한국철학회 회장 직함으로 이런 일에 참여함으로써 철학계의 소수의견이 마치 한국철학회 회원들 전체의 견해인 양 오해를 사고 있는 실정입니다. 만일 우리가 이런 일을 방관한다면, 암묵적으로 그들의 견해에 한국철학계의 구성원 전체가 동의하는 결과가 되어버릴 것입니다.

이에 PEN은 전국의 철학교육에 몸담고 있는 여러 선생님들의 이름으로 이 문제에 대한 반대의견을 분명히 밝히고 한국철학회 회장의 사과와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을 발표하고자 합니다. 기자회견은 오는 14일(목) 오전 11시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회견 전날까지 주변 선생님들과 함께 참여여부, 존함, 소속을 보내주시면 성명서에 연명토록 하겠습니다. 이번 사건은 한국철학회에 소속되어 있는 개인의 명예 문제이기도 하거니와 한국 철학계 전체의 자존심 문제이기도 합니다. 많은 참여와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발의인: 김교빈, 김상봉, 김석수, 김의수, 박상환, 박준건, 서유석, 유초하, 조광제, 최종덕, 홍윤기. (이상 가나다 순)

<성명서>

이한구 ‘한국철학회’ 회장의 공식 사과와 사퇴를 요구하며

2006년 9월 5일 신 우익을 표방하는 <선진화국민회의>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추진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서명운동은 각 학계에서 특정한 정치적 입장을 가진 학자들에 의해 주도되었다. 철학계에서는 9명의 전현직 회장들(김태길, 이명현, 이석희, 박영식, 이영호, 이초식, 차인석, 김여수, 이한구)이 한국철학회 회장 직함을 앞세워 서명운동을 이끌었다. 이 때문에 철학계의 소수 의견이 마치 한국철학회 회원들 전체의 견해인 것처럼 오해받고 있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는 국가의 주권과 안보에 관한 문제이므로 공론장의 활발한 토론 과정을 거쳐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참여 민주주의는 활발한 의사소통을 통해서만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철학자들 역시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는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자신의 입장을 밝힐 수 있다. 민주주의 사회의 구성원은 비록 다른 사람의 정치적 입장이 자신과 다르더라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다름과 차이의 존중은 민주주의가 가능하기 위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사상의 자유는 어떤 경우에도 침해할 수 없는 개인의 기본권에 속한다. 전현직 한국철학회 회장들 역시 자신들의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찬․반 이 나뉜 정치적 주제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힐 때는 한국철학회 회장의 자격이 아니라 개인의 자격임을 명확하게 표시해야 한다. 만약 한국철학회 회장의 직함을 사용하고자 한다면 회장은 회원들의 동의절차를 거쳐야 한다.

한국철학회는 정치 조직이 아니라 철학을 연구하고 교육하는 학자들의 학문 공동체다. 한국철학회 회원들의 정치적 관점은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지, 신 우익의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한구 회장은 한국철학회 회장의 직함을 앞세워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추진 중단’을 위한 서명운동에 앞장서기 이전에 먼저 한국철학회가 정한 토론 절차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 내야 했다. 그러나 이한구 회장은 어떤 합의 과정도 없이 회장의 직함을 앞세워 자신의 개인적인 정치적 입장을 선전함으로써 한국철학회와 한국철학회 회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한국철학회는 유감스럽게도 그동안 우리 사회의 중요한 정치적 사안에 대해 침묵해 왔다. 특히 민주․인권․평화를 위한 항쟁 과정에서 국민들이 독재자들의 억압과 폭력에 의해 고통 받을 때 어떠한 연대 의식도 보여주지 못했다. 한국철학회는 이에 대해 진정으로 반성해야 한다. 특히 그동안 한국철학회를 주도해 온 학자들은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직 회장들이 한국철학회 회장을 역임한 사실을 앞세워 정치적 서명운동을 이끈 것은 후배 학자들의 명예를 실추시킨 매우 유감스러운 행동이다. 그들의 반성을 촉구하면서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1. 한국철학회 회장의 직함은 개인에게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회원 전체의 인격과 명예를 대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한구 현 한국철학회 회장은 회원들의 의견을 묻지도 않은 채, 회장 직함을 내세워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추진 중단’을 위한 서명운동을 주도함으로써 한국철학회와 한국철학회 회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따라서 이한구 회장은 한국철학회 회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2. 이한구 회장은 학문 공동체인 한국철학회를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선전하는 데에 이용함으로써 더 이상 회원들의 존중과 지지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공공성을 존중하는 철학의 정신을 위배한 이한구 한국철학회 회장은 더 이상 회장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한구 회장은 한국철학회 회장 직을 사퇴해야 한다.

3. 이상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우리는 한국철학회의 회원들의 총의를 모아 이한구 회장의 탄핵을 추진할 것이다.

2006년 9월 14일
서명참여자 일동


전국철학자네트워크 드림.

전국철학자네트워크(Philosophical Engagement Network)
E-mail: phil-engagement@daum.net
TEL: 062) 530-3291(양진호) / 062) 530-3222(김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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