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학사상연구회

자유게시판
진보평론 38호(2008년 겨울호) 발간
진보평론 2008.12.05 1730
해방의 기획으로
진보의 새 장을 열기 위하여


계간 진보평론
38호(2008년 겨울호)를 발간했습니다


현재의 신자유주의의 위기는, 미래는 항상 예기치 않게 우리에게 다가온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복지자본주의 체제가 침체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1970년대 소련은 서구자본주의가 몰락하고 사회주의로 이행할 것이라고 환호하였다. 그러나 서구는 신자유주의로 전환하면서 체제위기를 극복하였으나, 사회주의의 역사적 승리를 환호하던 소련은 정작 경제적 침체에 빠져들었다. 1980년대에 소련이 페레스트로이카를 단행했을 때, 서방의 어느 누구도 이것이 소련의 몰락으로 이어지리라고 감히 생각하지 못하였다. 소련의 몰락으로 탈냉전 시대에 유일 초강대국이 된 미국이 전 세계를 강압적으로 호령할 때, 아무도 미국이 이렇게 쉽게 꼬꾸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였다. 이제 신자유주의와 신자유주의의 맹주였던 미국의 ‘팍스 아메리카나’가 막을 내리는 새로운 역사적 전환기가 시작되었다. 신자유주의 이후가 어떤 시대가 될지는 아직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신자유주의가 아닌 또 다른 자본주의의 시대가 될 수도 있고, 전 세계 민중세력이 희망하는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21세기 대안 사회주의의 시대가 될 수도 있다. 그 미래의 시간은 우리에게 다시 예기치 않게 다가올 것이다. 우리가 할 일은 현실의 변화를 정확히 분석하고 이로부터 해야 할 일들을 찾아 실천해 나가는 것일 것이다.

진보평론 38호(2008년 겨울호)는 한국의 대표적인 좌파연구자 및 활동가와 함께 세계 금융위기를 심도 있게 진단하고 나아가 좌파적 경제 대안을 이론적, 정치적으로 더욱 풍부하게 할 “세계공황과 한국경제, 좌파의 대안”이라는 특집을 마련했다. 정성진의 말대로 경제위기야말로 마르크스주의가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마르크스주의적 주제라는 말에 걸맞게 이번 특집은 국내 맑스주의자들의 경제위기 분석에 대한 역량이 돋보인다. 서브프라임 위기에서부터 투자은행 몰락까지의 미국 경제위기의 진행과정, 미국발 경제위기의 세계경제위기로의 확산과정, 세계경제위기 속에서의 한국 금융을 포함한 세계경제상황, 좌파의 대응 전략 등을 다루고 있다.

먼저 정성진은 2007-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에서 시작된 미국 금융위기의 특징과 미국의 금융위기가 세계경제위기로 확산되는 과정, 현재의 위기와 1930년대 세계대공황을 비교하고 현재 위기의 원인에 대해 이윤율의 장기 저하 및 그 결과인 장기불황 입장에서 설명하고 있다. 아리기의 중국 대안론, 신자유주의 금융화와 함께 이른바 금융주도 축적체제가 성립했다고 주장했던 케인스주의, 21세기 뉴딜이라고 명명되는 오바마의 정책 등을 중심으로 현재 위기에 대한 지배계급의 대응의 특징과 한계를 살펴본다. 그리고 대공황기에 노동자를 살리는 생존권 투쟁이야말로 “국민경제”를 타도하는 투쟁, 즉 탈자본주의·반자본주의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김명록은 위기의 진원지인 서브프라임 시장의 역사와 서브프라임에 적용된 금융혁신기법, 형성 이유, 발전한 지역의 여건, 그리고 서브프라임 시장의 활성화를 가져온 증권화(securitization)라는 금융혁신에 내재된 취약한 구조에 대해서 분석하며, 이것이 서브프라임 부실과 연체(loan performance)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다. 그리고 증권화 붐의 형성을 가능케 할 금융적 조건인 자본시장의 전 세계적 통합문제와 1980년대 이후 중산층의 몰락과 사회양극화가 심화된 미국사회구조의 문제점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이한진은 미국 금융위기와 한국 금융시장의 문제점, 그리고 금융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둔 한국 금융시장의 지각변동에 대해 자세하게 정리하고 있다. 현 정부의 금융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국민경제적 차원에서의 자원분배라는 금융의 본원적 역할과 기능에 대한 지향이 전혀 없다는 점과 과거의 금융시스템이 자본 수요자로서의 기업에 장기 자금을 공급함으로써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에 무게중심을 두었다면, 현실은 자본 친화적 입장에서 자본의 수익극대화에만 치중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 금융자본의 수익극대화는 결국 금융소비자인 국민들의 희생을 동반한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곽노완은 1970년대 이래 달러지배체제와 자본주의적 투기시장의 지구화로 자본주의의 맹주 자리를 연명해 온 미국의 경제공황은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한계를 백일하에 폭로하면서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론의 증권화로 인한 미국 주택가격의 팽창은, 금융자본의 투기소득 및 주택소유자의 불로소득을 극대화하여 민간소비를 확대시킴으로써 21세기 들어 몰락해가는 미국 자본주의경제를 떠받쳐 온 거품기둥이었음을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이윤·이자·지대 등 노동착취에 기인한 자본소득 및 투기소득, 그리고 달러지배체제에 기인한 세계로부터의 조공소득을 극대화해 온 미국 자본주의체제의 취약성을 분석한다. 나아가 자본주의 문제를 극복할 사회주의적 대안으로 ‘사회연대소득’을 적극 제안하고 있다.

◈ 목차 ◈

◇ 편집자의글: 역사적 대전환의 시작
◇ 특 집  세계공황과 한국경제, 좌파의 대안

*21세기 세계대공황: 마르크스주의적 개입을 위하여(정성진)
*서브프라임(subprime) 금융위기의 원인에 대한 소고(김명록)
*글로벌 금융위기와 한국 금융시장(이한진)
*달러지배체제의 위기와 21세기 코뮌주의의 한국경제 비전(곽노완)

◇시평: ‘친미’를 기다리며: 오바마시대 청개구리 정권의 미래(손호철)
◇초점:거대 국민연금기금, 어떻게 해야 하나?(오건호)
*현실의 투쟁과제로부터 시작하는 교육운동, 미래를 책임진다(김태균)
◇국제: 덫에 갇힌 오바메리카(Obamerica)(변정필)
*아프가니스탄: 끝나지 않은 전쟁(미  니)
◇발언대: 아이 둘러업고 충동적으로 버스 한번 탔다가…(정혜원)
◇일반논문
*2000년대 북한 노동자들의 노동일상 구술(口述): ‘정상 노동생활의 주변화’를 중심으로박영자
*한국 역대 정권과 노동의 관계: 국가코포라티즘 이후 새로운 모색의 장정(長程)(정병기)
*소수자와 교육(윤수종)
◇기획번역: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의 권리로서의 기본소득(칼 라이터(Karl Reitter))
◇르포: 투쟁, 비망록을 펼치다: 이랜드일반노동조합 면목분회 조합원 황옥미 씨를 만나서(박수정)
◇서평
*주디스 버틀러·가야트리 스피박 대담, 󰡔누가 민족국가를 노래하는가󰡕
불법 거주자들의 권리 요구(현남숙)
*이광일, 󰡔좌파는 어떻게 좌파가 됐나󰡕급진주의는 노동운동 진전의 장애물이었던가?(김  원)
* 제프 일리, 󰡔THE LEFT 1848-2000: 미완의 기획, 유럽 좌파의 역사󰡕
좌파에게 길을 묻다(배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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