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모임이라?

오늘 국민모임을 지지하는 민교협 소속 어느 대학교수의 발언을 보았다. 내가 굳이 찾아보고자 했던 것도 아니다. 그저 페친 중 어느 분이 링크를 걸어주었기에 잠깐 들어가 보았을 뿐이다. 읽고 난 후 기분은 정말 씁쓸했다. 그리고 나는 내 생각이 잘못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로서는 국민모임의 선택에 찬성하지도 않는다. 또한 그 진로도 불투명하게 보고 있다. 그럼에도 나름대로 그런 선택도 할 수 있겠다 싶어 그저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국민모임이 진보의 한 선택으로서 다양한 진보와 더불어 선의의 경쟁을 하기를 바라왔다. 물론 최선은 통합하여 함께 활동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각자 경쟁을 하되 선의로 경쟁하기를 바라왔던 것이다.


하지만 그 교수의 발언을 본 순간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 이 자본주의 세상에는 진보라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선의의 경쟁이라는 것은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 교수는 진보 가운데는 국민모임만이 유일하게 정의롭고 선한다는 확신 위에 서있다. 그런 독선 위에서 그 교수는 여타 모든 진보주의자들을 도매금으로 비난하는데, 그 비난의 핵심은 통합진보당에 대한 비난이다. 예를 들어 정의당에 대한 비난은 통합진보당을 제대로 견인하지 못했다는 비난이니, 하나마나한 비난이다.

나는 이런 독선이 어디에 기초하는지 모르겠다. 무엇보다도 국민모임이 진보 가운데 어떤 정책과 전략을 택하고 있는지도 아직은 불투명하다.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말 이외에 분명하게 무슨 주장을 하는지는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겠다. 이렇게 자기들의 정책과 전략도 분명하게 말하지 않았는데, 그들이 유독 선하고 정의로운 진보인지 어떻게 알겠는가?

설혹 자기들이 선하고 옳다면 국민 대중들에게 자기의 정책과 전략을 분명히 밝히고 지지를 받으면 될 것이다. 그런데 굳이 이렇게 통합진보당을 매도하는 것으로 일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통합진보당을 비난하기만 하면 스스로 선해지고 정의롭게 되는 것일까? 통합진보당을 비난하기만 하면 국민 대중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계산한 것인가? 제발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다른 진보주의자들에 기생해서 살아가려 하지 말고(비난도 기생하는 전략이라는 것을 진중권이 잘 알려준다. 그는 비난을 통해 성공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스스로의 힘으로 스스로의 머리와 스스로의 팔다리로 서보기 바란다.

아울러 통합진보당에 대한 그 교수의 비난을 보면 그 동안의 오해의 반복에 지나지 않는다. 그동안 통합진보당 측에서 그런 비난에 대해 수없이 오해라는 말을 해왔지만 자기들은 자기들의 생각만 되풀이 말한다. 나는 이런 교수가 남의 말을 들을 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그런 귀를 가지고 국민의 마음속의 말을 듣고 국민의 눈물까지 씻어주겠다는 말을 하니,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요컨대 이 교수가 제시한 비난은 세 가지이다. 민족을 운운하는 것은 진보의 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1935년 코민테른 7차 대회의 통일전선론을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공부를 좀 하기 바란다. 호지민, 마오 모두 이런 통일전선론에 기초해서 사회주의 운동을 전개했다. 그런 지도자들이 모두 새누리당과 같은 보수파였던 것인가?

그리고 북한 핵에 대해서, 3대세습에 대해서 비난하지 않는다면 진보주의자가 아니라고 한다. 진중권 종북몰이법이 그 교수에게 여전히 통하고 있다. 북한 핵에 관해서는 노무현대통령도 미국에 가서 북한의 핵이 자위권에 속한다고 말했다. 3대세습에 관해서는 이해찬 의원이 한 마디로 말한 적이 있다. 그것은 남의 나라의 내정간섭이라고. 그렇다면 내정간섭을 하고, 이웃 국가의 자위권을 부정하는 것이 진보의 길이라는 말인가? 내가 오래 살다보니 별 얘기를 다 듣겠다. 침략주의가 진보인가? 평화주의가 진보가 아닌가? 유독 북한에 대해서만 평화가 아니라 침략을 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게 미국와과 보수주의자들의 손에 놀아나는 길이 아닌가 ?

나는 지금도 국민모임에 대해 존중한다. 좋은 진보의 길을 제시해서 국민 대중으로부터 사랑과 지지를 받기를 바란다. 다시 말하지만 자기 힘으로 서기 바란다. 독선적 태도, 종북몰이, 이런 짓만은 제발 없기를 바란다. 국민모임이 이런 교수들로 채워진다면 그 앞길이 뻔히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