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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평균 3만원 선 … \"생계 유지도 힘들다\" (교수신문)
비정규직 교수 2006.11.14 2780
시간당 평균 3만원 선 … \"생계 유지도 힘들다\"  
[긴급진단] 시간강사 처우 실태

2006년 11월 13일 (월) 17:14:18 박수진 기자  namu@kyosu.net  


# 사례 1. 대구에서 사는 A 강사는 현재 진주, 청주, 용인을 오고가며 강의를 한다. 차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청주대 강의도 3시간 연강으로 잡고, 청주에서 강의가 끝나면 바로 용인으로 가서 강의를 한 후에 다시 대구로 돌아온다. 새벽 이슬을 맞으며 5시 반에 집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시각은 밤 12시다. 이렇게 하루 종일 돌아다니며 강의를 하고 손에 들어오는 급여는 한 달에 1백20만원 선이다. 물론 방학 때는 ‘0원’을 받는다. A 강사는 “강의가 없는 날에는 인터넷을 기웃거리며 학술진흥재단 프로젝트 공고를 확인하고 문화재단에서 또 연구자 관련 진흥사업은 없는지, 번역 지원은 없는지 살피는 것이 중요한 일과다”라며 “강의료로 생계 유지가 힘든 강사들은 학술진흥재단 프로젝트에 목을 매게 되는 것이 현실인데 요즘은 각종 프로젝트들도 인문학보다는 과학기술 쪽에 더 초점이 가 있어서 인문학 전공 시간강사들은 더 어렵게 됐다”라고 말한다.

# 사례 2. B 전직 시간강사는 95년부터 시작했던 시간강사 생활을 종료한 후 현재는 논술학원 전업 강사로 직종을 전환했다. B씨는 시간강사 시절 급여가 안 나왔던 방학 때는 “밥값, 차비를 아끼기 위해 가급적 돌아다니지 않고 집에 있으면서 학회에 낼 원고를 쓰거나 강의 때문에 학기 중에 하지 못했던 연구를 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 시절에는 읽고 싶은 책 살 돈도 없어 동네 도서관에서 책을 신청해 읽었다”라며 시간강사 시절, 곤궁함에 대해 말했다. 당시에는 지방대 겸임교수까지 하고 대전, 청주, 수원 등을 오가며 4개 대학에 출강을 했는데도 “한 달에 2백만원을 못 벌었지만, 지금 논술 학원에서는 매달 3백만원 이상을 번다”라고 말했다. B씨는 현재 유명논술학원 첨삭팀장으로 있는데 강사를 한 번 모집할 때마다 “박사학위자들도 2~3명씩은 꼭 온다”라며 “학자로서의 꿈을 안고 있던 이들이 결국 논술 학원으로 흘러 들어올 때의 그 절박함, 제도적인 미비로 인해 이들이 꿈을 이루지 못하는 모습에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시간강사의 처우와 관련해서는 늘 얘기되어왔지만 여전히 변한 것은 없다. 시간강사 강의료는 지난 2002년 2만원 선에서 4만원 정도로 1백% 이상 인상된 이후 다시 제자리걸음이다. 2006년 각 대학 시간강사료는 성균관대가 5만1천원으로 가장 높고, 한국정보통신대가 5만원, 연세대가 4만6천2백원, 경북대 4만6천원 순이다.

국회 교육위 소속 이주호 의원(한나라당)이 최근 발표한 ‘전국 4년제 대학 시간강사 실태 분석’에 따르면 국립대 평균 시간강사료는 3만9천9백60원인 반면, 사립대 평균은 3만6백5원으로 1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시간당 강의료가 가장 낮은 대학은 진주국제대로 1만7천원, 다음은 건동대 1만9천원이다.

전임강사와 시간강사 간 급여 차도 크다. 국공립대 시간당 강의료를 4만원으로 9시간 강의한다고 했을 때 연간 강의료는 1천80만원으로, 2005년 9월 기준 국공립대 전임강사 평균 연간강의료인 4천5백60만원과 4.2배 차이 난다. 사립대 시간당 강의료를 3만원으로 9시간 강의한다고 가정했을 때 연간 강의료는 8백10만원으로 사립대 전임강사 평균 연간강의료인 4천20만원과 4.9배 차이나, 약 5배 가량 차이난다.

이주호 의원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전임강사와 시간강사 강의평가 결과가 교양에서는 시간강사가 다소 나은 평가를 받고 전공에서는 전임교원과 시간강사 차가 거의 없는 등 학생들이 평가하는 전임강사와 시간강사의 강의력에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강의의 영역에서 보면 ‘같은 일을 하고서도 현저히 차이 나는 급여’를 받는 불합리함이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변상출 전국비정규직교수노동조합 위원장은 “시간강사 강의료가 타 직종에 비하면 생계 유지도 힘든 수준이다”라며 “특정 대학 강의료가 1, 2천원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고등 교육 교양 강의의 50% 이상, 전공 강의의 3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교육자에 대한 현재의 처우가 과연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namu@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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