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학사상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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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 \정보혁명과 한국에서 철학함에 관해서\ 앞부분을 읽으며 -헤겔의 현실과 이성론 비판
박희용 2006.08.05 2772
<‘사유의 일면적이고 공허한 형식주의’
헤겔의 변증법적 사유는 형식주의에 대한 불만과 비판적 의식에서 나온 것이다. 헤겔이 의도한 바는 철학은 내용과 무관한 형식에 대한 탐구일 수 없다. 내용과 무관한 형식에 대한 탐구는 환상과 기만을 낳는 근원이 된다.
그러한 탐구는 또한 내용의 역사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자신이 언제나 새로운 것을 한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헤겔은 바로 이러한 형식주의를 비판하기 위해 철학을 현실에 대한 탐구로 못을 박은 것이다.
헤겔은 철학을 ‘이성적인 것 그러므로 실재적이고 현재적인 것에 대한 탐구로’ 규정한다.
이러한 이성과 현실의 동일성을 가장 극명히 보여주는 것이 그 유명한 “이성적인 것은 현실적인 것이고 현실적인 것은 이성적인 것이다”라는 헤겔의 말이다.>
                                                                             - 전반부 요점 정리 -


  註 ) 이 말은, ‘모든 현실은 이성이다’라는 말인데, 헤겔의 이 말은 현실의 당위성만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현실의 다면성을 간과하고 있다. 헤겔은 시선을 어디에 두고 있는가? 잘 정돈된 현실과 흐트러진 현실 양자 다 이성인가? 즉, 헤겔의 이성은 정체성이 모호한 점이 많다. 헤겔의 이성에도 변증법이 작용하는가?
그러나, 형식주의적 이성은 변증법적 작용을 할 지 몰라도 실질주의적 이성은 변증법이 작용하지 않는다. 헤겔의 이성은 성리학의 ‘理’와 상통하는 점이 많으나, 성리학의 理는 性에서 비롯된 항구불변성을 가지는데 비하여 헤겔의 이성은 현실에 따른 변증성을 가지는 차이가 있다.
즉, 헤겔의 변증법적 사유는 ‘형식주의에 대한 불만과 비판적 의식에서 나온 것’으로 ‘실재적이고 현재적인 것에 대한 탐구’를 지향함에도 불구하고 ‘가장 현실적인 것이 가장 이성적인 것’이란 고정 명제에 집착함으로써 자기가 개발한 변증법 논리를 스스로 난감하게 하고 있다.

무슨 말이냐 하면, 헤겔이 ‘가장 현실적인 것이 가장 이성적인 것’이란 명제 앞에 ‘이성과 현실은 가변성을 가진다.’ 라는 상위 명제를 장치하지 않는다면, 헤겔은 형식주의를 거부하면서도 ‘다양한 현실은 다양한 이성이다. 즉, 현실이 유동하면 이성도 유동한다. 그러므로 이성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 이다’라는 지극한 형식주의의 함정에 빠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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